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팅달 Jul 28. 2022

159 감사의 말로 마음을 지키기

내가 야훼께 그의 의를 따라 감사함이여 지존하신 야훼의 이름을 찬양하리로다(시 7:17)


잠언 4장에서는 우리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입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구부러진 말을 네 입에서 버리며 비뚤어진 말을 네 입술에서 멀리하라(잠 4:24)"


여기서 '구부러진 말'은 정도에서 벗어난 말이고.

'비뚤어진 말'은 거짓말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정결하고 온전한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말을 하지 않도록 자신의 말을 점검해야 한다.

그러나 말을 점검하는 일은 쉽지 않다.

우리의 입술을 떠난 말은 즉시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녹음기로 녹음하지 않는 한 그 말을 다시 듣는 일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말은 말하기 전에 점검해야 한다.

말하기 전에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미리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을 지켜주는 좋은 장치 중 하나가 감사다.

감사는 우리가 하는 말이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거짓말로 더럽혀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보호벽이다.

불평이나 원망의 말. 거짓의 말은 감사의 말과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감사의 말로 마음을 지키시길 바란다.


<감사로 시작하는 365> 중에서


며칠 전, 새벽예배를 갔다 오니, 문 앞에 쇼핑백이 걸려있었다.

방금 찐 옥수수... 윗 집에서 놓고 간 선물이었다.

우와~~

옥수수의 온기만큼이나 마음이 따뜻해지네...(보답 선물은 뭘 해야 하나 고민 중~)


작년 봄. 11층으로 이사 온 나는 12층에 인사를 갔다.


"11층에 이사 왔어요. 잘 부탁드려요."

"(웃으며) 알겠습니다. 저희도 애들이 뛰는 소리가 날까 걱정인데 잘 부탁해요."

"혹시 교회 다니세요? 방언 기도하시는 것 같아서요."

"(깜짝 놀라) 제 기도소리가 들려요?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저도 교인이라서요. 혹시 어느 교회를 다니세요?"


12층 집주인은 정해진 시간에 방언으로 기도를 했다. 또 ccm을 피아노로 반주하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거실 창을 다 열어놔서 그런지.. 그 피아노 소리가 너무  좋았다고. 고맙다는 뜻으로 그 얘기를 꺼냈는데.... 굉장히

민망해하며 문을 닫으려 했다. 좋은 뜻이었는데~

얼른 교회가 어디냐고, 궁금하니까 물으니, 자신도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교회를 못 정했다 하길래 그 순간, 우리 교회 가자고 말이 튀어나왔다. 제가 잘 모시고 다니겠으니, 차편 걱정은 하지 말고 같이 다니자고!

그러나 그분은 집에서 가까운 교회를 가고 싶다며, 웃으며 빨리 집 문을 닫았다.

어째 분위기가... 날 이상한 사람으로 본 것 같은... 쩝.


딸에게 말하니 나보고 진상 이웃이란다.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게 예의인 세상에서 뭘 이 말 저말 다했냐고.... 긍가?  아~ 내가 진짜 초면에 실수를 했나 보네. 다음에 볼 때는 사과해야지....


시간이 지나고,

전도용품이 교회에서 나왔길래 양말과 수세미를 쇼핑백에 넣어서

'우리 교회는 안 와도 좋으니, 좋은 교회를 정하셨으면 좋겠다. 피아노 소리는 정말 좋았고, 자주 쳐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적어 두고 왔다.

그런데 잘 신겠다느니, 고맙다느니 그런 말도 통 없길래... 내가 또 오버를 했나 싶었다. 이 오지랖.... 되게 민망하네.



어느 날 밤, 엘리베이터에서 각각 딸의 팔짱을 낀 채 마주쳤다.  두 집 모두 고2 딸들을 학원에서 픽업하고 데리고 오는 시간이었던 거다.  

내가 먼저 웃으며 "딸이 너무  예뻐요~ 중학생인가 봐요? " 했는데, 퉁명스럽게 그 딸이 "고등학생인데요?" 하는 거다. 울 딸이 내 옆구리를 찔렀다. 그만하라는 뜻.... 키가 많이 작아서 난 또 실수를 한 것이다. 나 왜 이래 진짜... 하며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숫자만 보고 있었다. 이 썰렁함을 어찌할꼬....

11층 문이 열리고 목인사를 하고 내리려는데, 갑자기 12층 주인이 잊고 있었다면서 "코로나라서 인사도 못했다. 잘 챙겨줘서 고맙다. 집 앞에 큰 교회로 정했다"는 말을 해줬다.


"(미간이 펴지며) 아, 그래요? 잘됐어요. 그 교회 목사님이 우리 아파트 사시는 거 아세요? 정말 좋은 분이세요. 저랑 이름이 비슷해서..."

"엄마!"


딸이 내 팔을 잡아끌며 그만하라고 눈빛을 보냈다. 하는 수 없이 나중에 보자고 인사하고 집으로 들어왔는데.... 딸이 나보고 TMI진상 이웃이라고.... 또 실수한 거라고

했다. 이게 왜 실수냐고 했더니, 과도한 친절은 서로를 불편하게 한다는 거다. 음....


사실 위층 집사님이 정한 우리 동네에 있는 큰 교회의 담임목사님은 내가 이사 오기 전 집의 10층에 사셨었다. 목사님의 성함이 내 이름과 되게 비슷해서 우체 아저씨가 가끔 내 택배를 목사님 집에, 목사님의 택배를 내 집 앞에 갖다 놓는 해프닝이 있어서 서로 인사하는 사이가 됐다. 그 말을 해주며 인품 좋은 분이라는 걸 얘기해 주고 싶었을 뿐인데, 그게 또 실수라니... 쩝.... 내가 늙었나 보다. 말이

많이 졌다... 에효...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똑같고, 같은 생각을 하나보다.

친절하게 섬기면, 친절하게 섬김을 받는다.

그 이후에 12층 주인과 나는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때도 만나고,  고3이 된 딸들을 픽업해서 주차장에서도 만나고,  슈퍼에서도 만나고, 동선과 시간이 비슷해서 자주 마주쳤다. 서로 콩나물도 나누고, 부활절 달걀도 나누고 안부도 묻는 사이가 된 거다.


그저  서로에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과

섬김과 나눔이 있을 때 선물이 오가고, 정도 쌓이고, 친분도 생기게 된다.

하나님께서 믿음의 좋은 이웃을 만나게 해 주신 것에 참 감사하다.


같은 층 1102호 우리 옆집에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교회를 다니시고, 우리 집 밑에 1001도 교회를 다니신다. 1201도 교회를 다니니 위아래 옆집 모두가 믿음의 집들이라 그것도 또한 감사하다.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다!

매거진의 이전글 158 금식기도대성회에 발만 담그고 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