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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Nov 11. 2021

코로나 백신 접종과 코호트

EP 12. 맞는게 안맞는 것보다 낫다

2021년 8월. 드디어 엄마가 코로나 백신 2차를 맞는 데 성공했다.

후유증 없이 지나간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 일인지 모른다.       


처음 엄마가 백신을 맞을 수 있었을 때는 3월이었다.

위중증 환자인 요양병원 노인들과 의료종사자들이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을 수 있는 혜택을 입었다.

불안하긴 했지만 엄마의 들쭉날쭉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맞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두려운 선택을 해야 했다. 

그러나 결론은 하나! 코로나에 걸리면 더 위중해져서 돌아가신다는 것이었다.


동의서에 사인을 하고 엄마가 맞을 차례가 되었는데, 

갑자기 요로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인해 포기해야 했다.

생사를 가르는 그 상황에서 백신을 맞고 안 맞고는 중요한 게 아니었으니까.

그동안 엄마는 욕창도 커지고, 오른쪽 턱 밑 침샘에 원인모를 염증까지 생기면서 계속 상태가 좋지 않으셨다.

회복이 되고 나니 벌써 6월 말이 되었다.

75세 이상을 거쳐 60세 이상 지금은 50세 이상의 국민들에게 우선순위가 주어지는 상황이 되었다.


요양병원에서 맞을 거라고 엄마네 통장님께 전했기 때문에

지역주민으로 화이자 백신을 맞을 기회도 사라졌고

질병관리청에 전화를 해보니 백신 시기를 놓치면,

전 국민이 다 맞은 뒤에나 차례가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 백신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는 뉴스가 연일 들리는 가운데

나의 불안감을 최고조로 달했다..

 

백신 접종 문자가 왔다.


난 엄마에게 백신 접종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7월초에 문자가 왔다.


75세 이상 노인들에게 '조속한 시일 내'라는 문자가 온 것이다.

얼마나 반갑던지... 주민센터로 달려갔다.

엄마 동네의 접종률은 굉장히 높았었나 보다.

안 맞은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대부분의 노인들은 맞은 상황에서 난 엄마의 백신 접종 날짜를 예약했다.


엄마가 조금이나마 컨디션이 좋을 때 1차라도 맞아놔야 한다고 엄마를 설득했다.

요양병원의 담당의사도 힘들게 동의를 해주어서 구민회관까지 사설 응급차를 불러서 엄마와 출발했다.


구민회관에서 백신 1차 맞은 날 , 이송차량 침대에 누워 있는 엄마의 모습


드물지만 엄마처럼 침대 채 오시는 노인들이 종종 있다고 했다.


'구경 났습니까? 아픈 노인도 사람입니다! 쳐다보지 마세요!'


사람들이 구경거리처럼 소곤거리며 쳐다보자, 구급차 아저씨가 소리쳤다. 

엄마는 백신을 맞기 위해,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기 위해 대기했다.

의사는 간단한 질의 질문과 복용하고 있는 십여 개의 약물을 체크하고 백신 주사를 놔줬다.

25분...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엄마의 엉덩이 욕창이 걱정됐다.

딱딱한 침대에 저렇게 계속 누워 있는 건 엄마에게 큰 스트레스였다.

구민회관 오는데 20분,

주사 맞는데 10분,

경과지 켜보는데 25분,

병원 돌아가는데 20분.

적어도 한 시간 반을 엄마는 저 딱딱한 침대에 누워있었다.


하지만...

엄마와 나는 이 시간이  정말 귀했다.

코로나로 인해 요양병원에서의 면회는 일주일에 단 10분이었다.

그것도 어설픈 비대면.

그래도 안 되는 곳도 허다하기 때문에 그 10분이 너무 소중했는데...백신을 맞게 되니 1시간을 넘게

함께 있을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참 감사했다. 

엄마와 바로 옆에서 대화 한 것이 지난 4월 요양병원 들어가기 전까지였다. 3개월동안 거의 영상통화만 했던 것이다. 


엄마가 계신 요양병원의 면회장소, 완전 어설픔... 이후 좋은 면회장소가 생겼다.


엄마의 손은 따뜻했다.

언제나 그랬지만 엄마의 손은 가장 따뜻하고 가장 포근하다.

이렇게 엄마의 손을 만지고, 얼굴을 부빈 것이 언제였던지...


"집에 가자! 병원이 지겨워."

"안돼.... 엄마. 아직은 의사가 집에 가면 안 된대...."


벌써 6개월째 엄마는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니셨기 때문에 힘드셨을 것이다




다행히 엄마는 화이자를 맞은 뒤, 뚜렷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3주 뒤 백신 2차를 기다리는 동안 재활치료를 받으며 병원생활을 이어가셨다.

그러나 갑자기 코로나 4차 유행이 시작되면서,

제일 먼저 요양병원 면회는 금지되었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보호자님 알고 있어요? 우리 병원에 코로나 환자가 생겼다는데요?"


코로나확진자가 발생했고, 2주간 엄마는 코호트를 했다.  병원에서 보내준 문자

 

MBC뉴스에도 보도될 정도로 엄마의 요양병원에서는 코로나 확진자는 많이 생겼다.

그날 너무 걱정돼서 병원에 가보았더니,

방호복을 입은 이송차량 기사들이 줄줄이 환자들을 데리고 나와서 차량으로 데리고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병원 내의 방역은 물론 물리치료사들과 의료인들이 자가격리가 되면서 병원은 2주 동안 셧다운 되었다.


"병원 로비에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걱정되더라도 기다리세요. 연락드리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문의전화와 항의를 받았는지, 직원은 굉장히 시니컬해 있었다.

엄마는 3층에 계셔서 7층과는 거리가 있지만 정말 불안했다. 

그래도 한 건물 내에서의 열 명도 넘는 환자가 발생했으니 모두가 안절부절 못했다.

 

"엄마는 1차를 맞으셨으니 괜찮아. "


이렇게 엄마를 달래고 달래며, 2주의 코호트 기간을 힘겹게 보냈다.

그리고 엄마의 컨디션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8월 말에 2차 접종을 완료!! 했다.


엄마...

무사해줘서 고마워...

엄마. 집에 꼭 오셔야지!! 알지?


이후12월 말... 3차 부스터샷도 화이자로 맞음으로써... 접종완료!


(그리고 다음해 3월... 코로나가 드디어 엄마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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