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1등급을 받으셨다.
EP13. 노인장기요양등급 신청하기
요양보호사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법적 상식과 제도’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요양등급만 나오면 정부에서 돈을 주는 줄 알았다.
병원비도 걱정이었지만, 현금으로 지출되는 간병비가 제일 걱정이 되었으니.
정부에서 돈을 주면 살림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근처에 있는 지사에 전화해서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한다고 했다.
2월 설날 전 날.
아버지가 응급실에 입원해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시는 사이에
난 응급실 대기실에서 인터넷으로 엄마의 요양등급신청서를 대리인으로 제출했다.
(절박했던 순간들은 정말 하나도 잊히지 않는 것 같다. 어떻게 이 순간이 선명하게 기억이 날까...)
그리고 일주일이 안돼서 00 지사에서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사회복지사입니다. 어머님이 00파트에 살고계시죠? 오늘 방문해도 될까요?"
"엄마는 대학병원에 계세요."
"보호자님 죄송하지만. 잘못 신청하셨네요. 장기요양등급은 어머님이 집에서 요양할 때, 또는 요양원에 입원하실 때 필요한 등급이에요. 지금은 병원에 계시기 때문에 필요가 없습니다. 나중에 댁에서 요양할 때 다시 신청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언제 해야 할까요?"
"어머님이 퇴원하실 때, 그때 연락 주세요"
장기요양급여란 ‘65세 이상의 노인’ 또는 ‘치매. 뇌혈관성 질환 등 노인성 질병이 있는 65세 미만인 자‘가 6개월 이상 동안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수급자로 판정받는 경우에, 장기요양기관으로부터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인지활동 지원 등을 장기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엄마가 요양병원에 입원해 계신 5월...
나는 다시 장기요양등급을 신청을 하게 되었다.
2월에는 무지했지만, 5월에는 요양병원에서 등급 신청을 받을 수 있는 지 부터 정확하게 물어보고,
요양병원이 소재한 동네의 국민건강보험 00 지사에 전화를 걸어서, 복지사의 방문을 요청했다.
이건 요양보호사 교육원에서 배웠기 때문에 차분히 실천할 수 있었다.
일주일 뒤, 요양병원으로 사회복지사가 방문을 했다.
환자를 보지 않은 상태이지만, 보호자인 나에게 엄마의 상황에 대해서 굉장히 자세하게 물었다.
체크되어가는 항목을 보니, 정말 눈물이 벌컥 쏟아졌다.
제일 먼저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울었고, 두번째는 엄마는 동거인 없는 1인 가구란에 표시가 된 것도,
주르륵 흘러나오니 복지사가 당황을 했다.
보호자가 말한 상태가 맞는지 사회복지사는 방호복을 입고(코로나 상황이니) 병실에 가보겠다고 했다.
담당의사만 동석이 된다며 보호자는 1층 로비에 있으라고 했다.
그날따라 비가 오고, 엄마의 컨디션도 좋지 않고...
한참 뒤 사회복지사가 엄마의 상태를 체크하고 내려왔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서 '장기요양 1등급'이 당연히 나올 것 같다며 예고하고 갔다.
30일 이내에 등급판정위원회에서 심사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한 달 뒤 엄마가 "장기요양등급 1등급"이 되었다는 전화를 받게 되었다.
"엄마 1등급 받으셨어!"
"1등이면 좋은 거냐?"
"(씁슬한)글쎄. 좋은거라 생각하자."
고3에게 1등급은 정말 좋은거다.
그러나 엄마의 1등급은 최악의 상황이란 뜻이다.
남이 도와야 생활할 수 있다는 뜻. 참 씁쓸했다.
1등급이면 엄마가 집에 계실 때 150만 원 상당의 재가급여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요양보호사를 고용해서 쓸 수 있고, 복지용구를 구매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다 무료는 아니고 보호자가 20%는 부담해야 한다
지금은 엄마가 요양병원에 계시기 때문에 장기요양등급은 소용이 없다.
의료보험의 혜택만 받을 수 있는 것!
그러나 다행히 복지용구를 구매하는 데는 도움이 되어.
재활치료를 하기 위해 휠체어로 이동하실 때
욕창방지 방석을 까는 게 좋기 때문에 방석을 샀다.
이미 욕창방지 에어매트리스나 체위변경을 위한 쿠션들은
진작에 구매했기 때문에
그 가격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엄마에게 필요한 다른 용품들을 구매하는 데는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빨리 엄마가 집에서 거동하실 수 있게 되셔서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급여혜택을 받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엄마 빨리 나으셔!! 집에 오셔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