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최소 주 2회 이상은 퇴근 후나 여가시간에 카페에 간다. 카페라는 공간과 디저트를 몹시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내가 초콜릿, 약과, 과자를 유독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커갈수록 모든 종류의 달콤한 것들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탕, 탄산음료처럼 설탕, 첨가당 위주로만 맛을 낸 것은 조금 예외다.)
이 달콤한 것들에 대한 경험치는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버프를 받았고 파이, 케이크, 마카롱부터 시작해서 타르트, 까눌레, 크로플, 밀푀유, 테린느 (생초콜릿 식감의 꾸덕한 디저트), 카놀리 (다양한 크림으로 속을 채운 작은 파이프모양의 페이스트리)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디저트를 맛보며 행복과 위안을 얻어왔다.
맛있는 디저트를 입에 머금는 순간, 여러 가지 재료가 함께 어우러지며 선사하는 향과 식감과 깊은 맛에 마음에 온기가 채워진다. 특히 색다른 디저트를 맛보거나 정성을 쏟은 디저트의 고차원적인 맛을 경험할 땐 희열과 도파민이 치솟는 걸 느낀다. '어쩜 이런 맛이 나지!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지. 이걸 만드신 분은 노벨 디저트상(?)을 받아야 돼' 하면서.
만족스러웠던 카페나 디저트 가게는 저장해 뒀다가 생각날 때 방문하는데 나만의 카페를 찾는 데엔 나름의 작은 기준이 있다.
✔ 다양한 디저트 혹은 특색 있는 디저트가 있는가 ✔ 커피가 맛있는가 ✔ 경치가 예쁜가 ✔ 인테리어가 특별한가 ✔ 좌석이 편안하고 아늑한가
이다.
✔ 다양한 디저트 혹은 특색 있는 디저트가 있는가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종류별 디저트가 있어서 여러 가지를 맛보고 싶은 곳인지,
아니면 자체적으로 개발한 시그니처 메뉴가 있는 곳인지 후기를 살펴본다.
보통은 베이글이건 케이크건 직접 자체적으로 빵이나 디저트를 만드는 곳이 이에 해당되는데
웨이팅이 너무 길지 않고 맛이 궁금해지는 곳이라면 가보는 편이다.
✔ 커피가 맛있는가 디저트가 맛있으면서 커피까지 잘하는 곳은 흔치 않다. 보통은 커피를 메인으로 하거나 디저트를 메인으로 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집중하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디저트가 메인이 아닐지라도 커피 맛으로 정평이 난 곳이라면 가보게 되는데 커피 맛이 좋았던 곳은 종종 생각난다. 디저트가 맛있으면서 커피까지 맛있다면 정말 금상첨화다.
✔ 경치가 예쁜가 창문 밖으로 보이는 경치가 예쁜 카페는 다정하기 이를 데 없다. 디저트로 입 안에 달콤함을 한 스푼, 예쁜 경치로 눈에도 달콤함을 한 스푼 채워주기 때문이다. 창밖 풍경까지 좋은 곳은 언제든 발걸음하고 싶게 만든다.
✔ 인테리어가 특별한가 좋은 인테리어는 주관적이라고 생각되는데 전통적이거나 모던하거나 앤틱하거나레트로풍이거나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인테리어를 한 카페는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함께 기분을 환기시켜 준다.
✔ 좌석이 편안하고 아늑한가 아늑하고 편안한 좌석에 앉으면 마음도 폭신폭신해진다. 사무실 의자와는 다른 보드라움에 이곳에 잠시 앉아있는 동안은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잡생각은 서서히 사라지고 책 읽거나 글을 쓰기에 더없이 좋은 평온함이 찾아온다.
이중 2가지 이상만 해당되는 곳이라면 가보자고 결심하는데 카페마다 다른 맛, 다른 분위기를 선사하기에 틈날 때마다 괜찮아 보이는 곳을 리스트업 해뒀다가 도장 깨기 하는 재미가 있다. 방문 후 정말 만족스러운 곳이라면 그날 하루가 꽤 뿌듯해진다. 또 하나의 인생카페를 찾았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