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인기 베이커리들은 케이크 외에도 크리스마스 한정판 빵들을 내놓는다. 리스, 트리, 산타, 루돌프, 눈사람 등 모양도 맛도 다양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예쁜 빵들이 어서 지갑을 열라고 유혹한다.
나는 맛있을 거라고 확신이 드는 빵이라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이 시즌에 못 먹으면 앞으로 다시는 안 팔 빵들이기도 하고 앞으로 똑같은 맛이 또 나오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 즉, 한정판 빵이기 때문. 브랜드의 리미티드 에디션 의류, 전자제품 등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지만 눈길이 가는 크리스마스 한정판 빵은 지금 못 먹으면 후회가 막심할 것만 같다.
누군가에겐 특별하지 않은 그냥 빵일 수 있지만 크리스마스, 연말을 맞아 나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따뜻한 라테와 함께 바삭하거나 혹은 부드러운 빵을 와앙 베어문다. 빵들이 입안에서 소리친다. "나야 크리스마스" 바삭한 페스츄리 트리 안엔 부드러운 밤 앙금이 가득하고 살짝 코팅된 녹색 리스 사이에선 피스타치오 무스와 딸기가 멋진 콜라보를 펼친다. 창문 밖엔 알록달록 맞은편 가게의 트리가 반짝이고 가게 안은 로파이 재즈 캐럴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