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투표부터 퇴임까지 온전히 지지한 유일한 정치인이다. 노무현과 김대중과 다르다. 둘은 (생물학적 죽음을 지나) 거대한 상징이 되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여전히 현존하는 살아 숨쉬며 영향력을 발휘하는 브랜드다. 브랜드를 연구하고 알리며 전략적인 텍스트와 이미지로 표현하는 일을 하는 입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많은 순간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줬다. 한때는 그에게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만인에게 맺힌 마음의 빚을 청산해주는 해결사 역할을 바란 적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채 끝내지 못한 경기를 아름답게 이어서 근사한 투구를 통해 마침내 승리로 이끄는 구원투수 역할을 바란 적도 있다. 그가 지난 정권에서 거악에 가까운 끔찍한 과오를 저지른 자들 전부를 완전히 심판해주길 바란 적도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은 요술램프일 수 없었다. 그는 자신과 자신이 선택한 사람들과 오랜 고민 후 정한 길을 신중하고도 담대하게 나아갔고 난 그 결정과 과정에 대해 (이 지면을 통해서는) 별다른 비평을 하고 싶지 않다. 적어도 그의 결정은 많은 부분 그때까지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던 다양한 관점의 약자를 보호하고 기본권을 지켜주기 위해 활용되었다고 생각한다. 난 국가라는 거대 공동체가 각자의 환상이 형성한 이미지와 기억, 개별 경험의 총합 정도로 여기는 편이라 대통합이나 한민족 같은 희망적 어휘에 잘 동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에서 국가가 직접 주도하는 범죄에 가까운 무능을 지켜보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어떻게 방치하고 훼손할 수 있는지 뼈에 사무치도록 깨달았다. 이 사건은 국가 기능이 고장 나면 어떻게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되는지 보여주었다. 문재인 정부에게 바랐던 건 이 훼손된 기능이 조금이라도 더 온전히 회복되어 돌아가며 안타까운 희생을 줄이고 소외받는 이들이 조금 더 구제받는 것이었다. 그는 임기 초기부터 퇴임까지 보이고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싸우고 추진하며 대내외 적으로 단단한 신뢰를 구축했다. 지난 5년 동안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정치적 선택이 일상을 뒤흔들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가 투표였고 문재인 대통령은 그 정점이었다. 지난 5년 동안 내가 선택한 브랜드가 일상과 세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모두와 함께 지켜봤다. 앞으로도 이 브랜드의 생명력을 지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