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오전 건강검진을 했다. 마치고 아내와 둘이 가까운 레스토랑에서 뇨끼와 떠먹는 루꼴라 피자를 먹었다. 나와서 카페를 찾다가 아내 폰이 울렸다. 도로시 전화였다. 방과 후 활동 안 하고 그냥 집에 오고 있다고. 우리는 서둘러 도로시와 만나러 갔다. 그런데 우려와 달리 도로시는 딱히 아픈 상태가 아니었다. 우리는 그네를 잠깐 타고 집으로 왔다. 나중에 도로시가 아내에게 말하길 아빠가 회사 안 가고 일찍 귀가하는 걸 알았다고 한다. 일단 등교는 했는 데 1교시 마치기 전 마음을 굳히고 방과 후 활동 가기 전 집으로 바로 왔다고. 한마디로 일찍 집에 온 아빠랑 놀고 싶어서. 도로시가 휴대폰을 가진 후 처음 아내에게 전화한 것도 수업을 다 안 마치고 집에 오기로 작정한 것도 아빠가 이유였다고. 우리는 방금까지 새로운 넷플릭스 자연 다큐를 신나게 떠들며 보며 놀았다. 평일 낮에 볼 때마다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