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런 날도 있겠죠.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아서 다행인
어제의 에너지가 조금 남아서 다행인
불편한 사람과 마주하지 않아서 다행인
새롭고 깊은 책을 읽게 되어서 다행인
카페인이 그나마 정신을 유지시키는 것 같아 다행인
낮에 걷는 길이 밝고 견딜만해서 다행인
거슬리는 대화가 없어서 다행인
기다리던 물건이 빨리 도착해서 다행인
기대를 낮췄더니 조바심도 낮아져서 다행인
주말의 귀여운 일들이 조금 더 떠올라서 다행인
어떤 방식으로든 위로가 덜 필요해서 다행인
불안과 걱정으로부터 거리감이 느껴져서 다행인
다행이어서 다행인
다행이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조차
아무 감흥 없어서 다행인
그게 오늘이에요.
며칠 전 새벽에 퍼먹었던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생각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