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는 없어요
약속하지 않았고
했더라도 농담이에요
관계가 어디 그런가요
사람은 생각보다
시간에 순응적이라서
많은 것들이 변하는 사이
자신을 끼워두기도 하죠
아닌 사람도 있고
아닌 사이도 있겠지만
아닌 사람이고 싶었고
아닌 사이이고 싶었지만
우리는 매우 자주
우리가 원하는 우리와
다른 결과와 마주하니까
우린 그때와 다른 사람인척
지금 그때와 다른 상황인척
우선순위에서 아니 순위에서
하나둘셋넷 미뤄두게 되죠
한쪽만 아니어도 우리는 없어요
한쪽이 일어나면 시소가 기울듯이
한쪽이 침묵하면 우리도 지워지고
한쪽이 사라지면 우리도
의무는 아니라고 했지만
아닌 게 아니고 다 모르겠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언제 썼는지 모르겠다
최근이었던 것 같아
농담이라고 도망치는 표현이 웃기고
도망치면서 얼마나 울었을까 서글프고
맘 같지 않고 모른다고 밖에 할 수 없어서
얼마나 무력했을까 자기연민이 누적되면
타인처럼 느껴지고 정말 타인처럼 느껴지고
정말 타인이 되는 것 같다
정말 타인이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