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문장 깊은 어느 곳에
단어와 단어 사이에
조사 앞뒤에 슬그머니
사랑이란 단어를 넣기가
너무 부끄러워서
좋아한다는 말로 바꾸다가
한숨을 조금 쉬고
미간을 좁히고
눈에 힘을 주다가
기운과 긴장이 좀 빠진 후에
그때 기울어진 쪽으로
써요
너무 진짜를 담으려고 하면 다칠 텐데
늘 이런 식이었지
진짜가 아니면 옮길 줄을 몰라서
가짜를 쓰면 살점이라도 푹 떼어내어
과다출혈과 쇼크로 죽기라도 할 듯이
그렇게 진짜를 쥐어짜 내어
새겨내려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빛도 소리도 없이
주소 없는 편지를 쓰며
봉투 없이 쌓이는 먼지 속에서
시름시름 앓는 폐를 부여잡고
혼자 웃었지
이럴 수 있다면 (아마도 계속)
이래도 좋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