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사랑이라니)

by Glenn

여전히

문장 깊은 어느 곳에

단어와 단어 사이에

조사 앞뒤에 슬그머니

사랑이란 단어를 넣기가

너무 부끄러워서

좋아한다는 말로 바꾸다가

한숨을 조금 쉬고

미간을 좁히고

눈에 힘을 주다가

기운과 긴장이 좀 빠진 후에

그때 기울어진 쪽으로

써요


너무 진짜를 담으려고 하면 다칠 텐데

늘 이런 식이었지


진짜가 아니면 옮길 줄을 몰라서

가짜를 쓰면 살점이라도 푹 떼어내어

과다출혈과 쇼크로 죽기라도 할 듯이

그렇게 진짜를 쥐어짜 내어

새겨내려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빛도 소리도 없이

주소 없는 편지를 쓰며

봉투 없이 쌓이는 먼지 속에서

시름시름 앓는 폐를 부여잡고

혼자 웃었지

이럴 수 있다면 (아마도 계속)

이래도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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