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에 대하여

그냥 지나쳐온 것은 아닐까

by 백승권

우리는 쉽게 잊는다

고마움도 미안함도

누군가 물어보면 핑계를 댄다.

미안 까먹었어.

내가 잘 챙기질 못해서.

그렇게 많은 것을 잊으면서 산다.

지금 노력한들, 기억이 되살아날 리 없다.

어차피 별게 아니었을 거라고 합리화한다.

참 간단하고 편리하다.

나에게 불리한지 유익한지 판단하기도 전에

많은 일들이,

많은 사람들이,

많은 기억들이 사라져 간다.

지금 내게 남은 것들로

나를 증명하기엔 너무 부족하기만 할 텐데

너무 많은 것들을

무관심하게 흘려보냈던 것은 아닐까.

바쁘다는 핑계로

힘들다는 핑계로

귀찮다는 핑계로

내 삶을 바꿔줄 소중한 것들을

그냥 지나쳐온 것은 아닐까.

지금 후회하기엔 늦은 걸까.

기회가 남아있을까?

지난 순간들을 회복시켜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주변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되살릴 수 있을까.


좋은 사람들의 표정을 다시

기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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