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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권 Feb 25. 2017

도로시와 같이 있는 모든 순간

막 태어난 생명의 경이로운 성장

도로시가 내 품에서 잠들 때가 제일 좋다. 도로시와 같이 있는 모든 순간과 도로시와 같이 있는 모든 순간을 상상하는 모든 순간이 좋지만 도로시가 감은 눈으로 내게 팔을 감을 때가 제일 뭉클하다. 자다 깨어 내가 다시 재워줄 때도 좋다.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이런 행복은 저절로 오지 않았다. 우린 이런 행복이 찾아오는 길을 잃지 않도록 오랫동안 애써왔다. 도로시가 이 여정에 참여한 지금 필요한 것들은 점점 늘어간다. 궁핍과 경제적 고난을 견디는 날이 오지 않도록 우린 고민하고 계획하며 더 나은 방법을 찾는다. 물질적 토대와 정서적 유대가 균형을 이룰 때 얼마나 따스한 삶이 다가올 수 있는지 조금 알 것 같다. 생각의 기울기에 따라 결여는 늘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누릴 수 있는 기본 수준의 상향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이다. 돈, 시간, 물건과 새로운 목적지들. 도로시가 있기에 더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잉태되고 밖으로 나온 순간부터 지금껏 또 앞으로도, 도로시는 나와 아내가 형성한 감정과 유대의 모든 총량을 넘어섰고 넘어서고 있으며 앞으로도 초월할 것이다. 우린 이 새로운 우주를 위해 헌신과 희생을 각오했다. 아내에게서 성숙한 인격체가 뿜어낼 수 있는 감정의 정점을 경험했다면 도로시에게서는 막 태어난 생명의 경이로운 성장에 매 순간 감탄하는 중이다. 사진과 영상, 글과 기억으로 기록해두고 싶지만 너무 귀엽기 그지없는 파노라마가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아내가 그랬듯 도로시는 내게서 날 송두리째 빼앗아갔다. 원본이 어땠는지 기억나지 않고 되찾을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을 만큼 과거의 내가 그립지 않다. 아내와 도로시가 나를 초대함으로써 닥친 모든 변화를 사랑한다. 육체와 정신이 온통 둘에게 사로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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