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매일 매시간 고백하고 고백받는다

2018년 10월 17일부터 오늘까지, 아내와 도로시에 대한 트윗

by 백승권

오늘은 결혼기념일 9주년. 아내에게 연서를 썼다. 아내 이름으로 시작해 내 이름으로 끝났고 A4 두 장이 지나서야 맺어질 수 있었다. 매일 보면서도 매일 믿어지지 않는다. 첫사랑. 연애. 결혼. 도로시. 지금. 고맙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잠든 도로시를 출근 전 하안참 바라봤다. 눈코입 뺨 이마 머리카락 눈썹 귀... 바라보며 속으로 계속 읊조렸다. 돈을 더 벌어야 해. 돈을 더 벌어야 해. 잠든 모습을 음소거로 찍어 휴대폰 바탕화면을 바꿨다. 폰 화면에 불이 들어올 때마다 반사적으로 되뇐다. 돈을. 더. 벌어야. 해.


요즘 도로시는 한껏 놀다 자정 넘겨 잠든다. 이따금 한두 시간 후 깨어 억울하게 운다. 내복 바지에 쉬가 조금 젖어 있다. 낮엔 먼저 말하며 잘 가리는데 밤엔 잠들면 간혹 이런다. 우린 깨어 씻기고 갈아입힌다. 오늘따라 못 참고 말 못 해 우는 심정이 짐작되어 마음이 아렸다. 울던 얼굴이 종일 아른거렸다.


도로시를 넋 놓고 본다. 목소리, 말투, 행동 하나하나 감탄한다. 선을 넘으려고 하면 바로 잡는다. 기억력이 놀랍다. 수백 마리 곤충과 공룡의 세부를 느닷없이 표현한다. 가르쳐 준 것을 내가 지키지 못할 때 반대로 교정받는다. 사랑한다 매일 매시간 고백하고 고백받는다. 받는 게 더 많다. 곧 잘 시간.


도로시가 놀다 울음을 터뜨렸다. 이어폰을 휘두르다 눈에 맞은 듯했다. 질끈 감으며 앞이 안 보인다며 울었다. 안고 눕혀 진정시키려 했지만 계속 불안해하고 눈을 감은 채 흐느꼈다. 가재 수건을 적셔 눈을 덮었고 좀 지난 후 손바닥을 간지럽히며 장난쳐 보았다. 까르르 웃으며 계속해달라고 했다.

발갛던 눈꺼풀이 가라앉고 두 눈 다 떠질 수 있었다. 그제야 우리도 가파른 숨을 내쉬었다. 조금 더 눕힌 채 이야기했고 도로신 내 귀와 뺨을 작은 손으로 간지럽혔다. 안아달라고 팔을 벌렸고 들어 올렸더니 가슴에 고개를 묻었다. 이 아이의 일부라는 행복감이 물벼락처럼 온몸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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