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어떻게 전력을 다하지 않을 수 있겠어

하루에도 셀 수없이 감탄하고 넋을 놓고

by 백승권

도로시가 잠꼬대를 하며 깼고 아내와 같이 토닥였다. 도로시가 팔을 뻗어 안길 곳을 찾았고 내 품으로 더 가까이 왔다. 고개를 파묻은 도로시를 안고 일어나 잠시 달래며 재웠다. 거의 매번 본능적으로 아내를 찾지만 이번 연말은 같이 노는 시간이 늘어서 그런지 내게도 곧잘 온다. 잠들기 전 묶어준 머리카락이 볼에 닿았다. 올해 얼마나 많이 도로시의 머리카락을 말리고 빗고 고무줄로 감아 묶고 핀으로 고정시켜주었을까. 조금이라도 흘러내려 얼굴에 닿으면 귀찮을까 봐 곁에 있을 적마다 고무줄과 핀을 주머니에 넣고 다시 살피고 만져주었다.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였다.

도로시도 아내도 이젠 헤어스타일 정돈만큼은 주로 내게 맡기는 편이다. 매만진 후 거울을 보여주면 와 정말 예쁘다! 고성의 감탄을 지르기도 한다. 머리 길이만큼 표현법도 풍성하게 자랐다. 39개월, 내년 다섯 살. 아깐 길어져 헝클어진 머리끝을 빗어주며 해를 세었다. 머리카락도 다섯 살이구나.

아직 샵에서 자른 적이 없다. 머릿결도 결이지만 컬도 자연스럽게 어울려서 굳이 데려가지 않았다. 키와 몸무게가 늘며 목욕시켜줄 때 거품으로 감기고 드라이기로 말리는 시간이 꽤 늘어나긴 했다. 머리가 길어지며 분위기도 달라졌다. 활동량이 많고 번거로울까 봐 주로 묶어주는 편이지만 긴 머리카락이 양 귀를 덮고 볼을 가리며 시선을 눈코입에 집중시킬 때 몇 년 후의 외모를 짐작하게 한다. 나를 닮은 피부색, 엄마를 닮은 모든 선과 면, 애처로운 목소리와 사랑스러움. 하루에도 셀 수없이 감탄하고 넋을 놓고 뺨을 부비고 와락 안는다. 이런 너에게 어떻게 전력을 다하지 않을 수 있겠어.

이런 너를 어떻게 기다리게 할 수 있겠어. 이런 너를 위해 어떻게 나와 우리의 시간을 느슨하게 계획할 수 있겠어. 어떻게 포기하거나 타협할 수 있겠어. 네가 우리에게 누구이고 무엇인지 매일 매시간 매초 감전된 것처럼 자각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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