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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떼구르르꺄르르 Apr 25. 2022

좋아하는 것들로 하루 채우기

"평일도 인생이니까"

최근 "평일도 인생이니까"라는 책을 읽었다. 작가의 취미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기. 이런 멋진 취미가 있다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 본 적이 언제였나. 그저 하고 싶다는 욕망만 있고 그것들을 채우는 기쁨은 음미하지 못했다.


벚꽃은 순식간에 진다. 매년 감상할 시간을 제대로 주지도 않고 제멋대로 폈다가 제멋대로 지는 것 같다. 그건 아마 평일도 인생이라는 마음가짐이 조금 부족했던 게 아닐까? 주변을 둘러보면 꽃비 내리는 긴 벚꽃 터널 숲뿐만 아니라 혼자 우두커니 서 있는 벚꽃나무가 반드시 한그루는 있다. 벚꽃은 병충해에 강한 나무니까 가로수로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단 5초라도 벚꽃의 은은한 분홍을 눈으로 음미해 본다면, 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손톱보다 작은 벚꽃잎 하나도 적잖은 기쁨과 아름다움을 준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기. 하루를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5분이라도 채우기. 이런 채움의 재미가 인생의 재미다. 끼니를 때우는 것이 아니라 한 상 정성스레 차려진 음식을 먹는 것. 점심 먹고 나른한 시간에 오직 읽는 재미만을 위한 책 몇 페이지 읽기. 무념무상으로 숨차게 달리기. 아름다운 몸매를 떠올리며 얼굴에 굴러 떨어지는 땀방울을 맛보면서 하는 맨몸 운동.  몸을 살짝 데치는 듯한 뜨뜻한 물로 샤워하기.

 

오늘은 사는 맛이 있었던 하루였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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