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이 온다구요

by 즐란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겨울 찬 구멍 속에

날개를 단 눈송이들이 와글와글

저것 좀 봐 이것도 봐

용기를 가지고 넓은 세상으로

호호 흩날렸다

하얀 아이의 손바닥에 잡히고 말았다

아이의

첫눈 보는 소원에

환희를 부르는 까만 눈동자는

희망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다행이다

너에게도 내일이 생겨서

보배로운 네 심장에

첫눈이 꽃을 피워

다시 눈을 떴을 때

이제 그만 휠체어를 벗고

엄마의 웃음 속으로

뛰어가자






몇 년 전 남편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첫눈이 내린 날

병원 출입문에는 휠체어를 타고 병원복을 입은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겐 첫눈이 희망이었기를 바라며

그날을 떠올려 적은 시입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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