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나무는 심은 후 몇 년 동안은
굉장히 달고 맛있는 과일을 안겨주더니
해가 갈수록 당도가 떨어졌다.
과수원을 오랫동안 운영하신 어느 농부가
과실나무는 해가 지나갈수록 자기 몸체를
키우는 것에만 온 정성을 쏟기 때문에
그때부터는 과일의 맛이 당연히 떨어진다며
가지치기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영상을 봤다.
아하! 우리 집 복숭아 맛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는 게 그런 이유였구나.
그렇다고 늙어가는 나무를 싹둑 자르기가
꼭 늙어가는 나를 보는 것 같아
감히 가위를 들지 못한다.
너나 나나 젊어서는
자식 키우느라 열매 키우느라
나를 돌아보지 못하고
이젠 늙어가는 내 몸 건사하느라
이리 바쁜 시절을 보낸다
맛이 없으면 또 어떠랴
네가 피워대는 예쁜 꽃만으로도
네 가치는 충분하다
장마철이면
비와 함께 익어가는 복숭아
지나가다 따 먹고 또 지나가다 따 먹고
물에 뽀드득 한번 씻어
껍질째 한입 베어 물면
추르릅 단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쓰~~읍 호로록
싱싱 싱그러운 볼 빨간 복숭아
복숭아를 맘껏 먹을 수 있는
지금 이 계절 너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