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택배를 많이 이용한다.
간혹 그런 산골에도 택배가 오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여기도 택배는 온다. 이곳은 시골 중에서도 산골이지만 도시와 가깝다.
띄엄 띄엄있는 집들을 하나씩 다 찾아가서 배달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서 마을회관에 택배를 모아놓고 기사가 문자를 보내주면 각 집에서 알아서들 찾아가는 방식이다.
그러면 또 ‘그렇게 불편해서 어떻게 살아요’ 하는 사람들도 있다.
불편하지만 이런 산골까지 배달해 주는 것만 해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생각하며 적응하면 하나도 불편하지 않다.
이 지방의 배달 순서로는 우리 동네가 제일 마지막이다 보니 항상 늦은 오후나 밤에 도착한다.
이 문제가 마을 안건으로 올라왔던 적도 있다.
집집이 개별적으로 배달 안 해주는 대신 좀 빠른 시간으로 당겨달라고 택배 기사님들께 건의하자는 안건이었다.
택배 배달에는 효율적인 그들만의 코스가 있을 터인데 ‘너무 마을 입장만 내세우는 이기적인 생각이 아닐까 ‘ 하는 회의가 들었다.
11년 전, 처음 이곳에 이사 왔을 땐 마을까지 택배배달이 되지도 않았다.
읍의 큰 가게에 택배를 맡겨놓고 가면 우리가 차를 타고 가서 찾아오곤 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산골짜기 동네까지 올라와서 마을회관에 모아 두고 가는 건데 얼마나 편해졌는가.
욕심들이 너무도 끝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그 안건은 흐지부지 없어졌지만 수군수군 떠돌던 어리 석음들이 하나에 만족할 줄 모르고 둘을 내놓으라고 달려들었으니 결국 보기 좋게도 원점으로 돌아온 꼴이다.
딩동~~
택배 도착 문자소식에 누가 가야 되나 눈치 싸움이다.
혹여나 생물일 때는 일초가 급하므로 눈치 줄 것도 없이 내가 잽싸게 뛰어갔다 오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남편이 갔다 오는 편이다.
한여름이나 한겨울을 빼고 택배 핑계로 둘이 손잡고 동네 밤마실을 나가는 경우도 있다 보니 그 재미도 쏠쏠하니 좋다.
산골까지 배달해주는 택배 이까짓쯤이야 무조건 "감사합니다"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