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ct 결과, 내려가는 종양수치
항암1차~항암4차까지 2주 간격으로 5번의 치료를 받았고 큰 이벤트 없이 잘 왔다.. 정말 대견하다 나 자신!
항암을 하고 2-3일 정도는 손, 발 저림이 심하고
턱 근육이 마비되는 느낌, 살짝의 속 울렁거림, 머리 빠짐 등 이 부작용도 크게 생각하지 않고 지내다 보면 다시 원래 컨디션으로 쉽게 돌아온다
겉모습만 봤을 때는 내가 아프다고 말하지 않으면 괜찮아 보인다
나만 느껴지는 증상들, 나만 보이는 증상들, 몸에 심어진 케모포트 온전히 내가 이겨내야 할 것들
독한 항암제가 몸에 들어왔는데 이렇게 잘 지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감사한 일이다
그동안의 부작용들
- 항암1차 : 손 저림, 턱근육마비, 목에 가시가 낀 느낌 (다 차가운 음식이나 음료 먹을 때 증상 나타남)
- 항암2차 : 약간의 속 울렁거림, 손 저림, 턱근육마비
- 항암3차 : 컨디션 저하(생리통), 손발 저림, 종아리 통증, 빈혈증상
- 항암4차: 손발 저림, 주사 맞은 부위 혈액응고
* 4차때는 컨디션 최상으로 정말 잘 먹고 잘 자고 잘 지냈다
이 정도는 그냥 부작용 없음으로 생각하는 편*^^*
드디어 3번의 항암 후, 항암4차 중에 찍은 ct결과는
복막, 간, 림프까지 넓게 퍼져있는 암덩어리들이 눈에 띄게 많이 줄어들었다 까맣게 온몸을 덮고 있던 암이 작게 작게 남아있다
아직 복막에 있는 암이 다 사라진 건 아니지만 젊어서 암세포가 엄청 빨리 퍼진 만큼 항암약도 그만큼 엄청 빠르게 잘 들고 있다고 한다
다만, 또 젊으니까 약에 내성이 생길 수 있다고 그렇게 되면 항암약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종양수치가 15까지 내려갔다
257-154-84-46-15
정말 눈에 띄게 확 줄어든 내 종양수치
겨우 두 달밖에 안 됐지만 이렇게 급격하게 좋아지고 있는 건 주변사람들의 관심과 응원, 내 사람들의 넘치는 사랑과 엄마가 두 달 동안 열심히 만들어 준 건강밥상의 힘
그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는 것도 정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 시작이다! 절대 방심하지 말고 다음 ct까지 또 열심히 몸상태 신경 쓰고 치료에 전념하자!
2024년 1월 24일 수요일
~ 2024년 1월 26일 금요일
-항암5차
공복으로 피검사, 소변검사, 엑스레이 찍고 외래가 2시여서 엄마랑 밥 먹고 스벅에서 시간을 보냈다
ct보다는 당장의 피검사 결과가 어떨지
간수치, 혈소판수치가 잘 나와야 항암을 맞을 수 있으니 조금 걱정!
다행히 간수치는 여전히 높긴 하지만 항암 맞으면 자연스러운 증상이니 아직 더 지켜보자고 하셨고, 혈소판수치는 원래로 돌아왔다
감사하게 맞는 항암5차..
항암 맞는데 창밖의 달이 너무 예쁘다
처음 나온 ct결과에 많은 일들이 스쳐 지나가서 울컥하다 그동안 힘들지만 이겨낸 결과가 잘 나온 것 같아 너무 벅차오르고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한 아팠던 마음들도 떠오른다
(아무래도 밤 감성이 차오르는듯하다)
처음에 교수님을 뵙고 4기라는 말을 듣고 나온 내 첫마디는
교수님, 저 얼마나 살 수 있을까요?라는 말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할 수 있는 떠오르는 유일한 질문이지 않았을까 참 어이없는 질문이긴 하지만 그 당시엔 그 질문밖에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죽음이라는 것과 갑작스럽게 처음 직면하게 된 그날을제외하고는 나는 정말 지금까지 씩씩하게 잘 이겨내고있다
4기라는 단어 자체가, 공식적으로 알려진 이 숫자가
날 가끔 작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숫자는 누가 정하는 걸까?
정말 이렇게 잘 이겨내면 반드시 올해 가능할 거라 믿는다! 수술 그리고 완치! 그렇게 믿고 살아야지!!
마음고생 너무 많이 한 우리 가족과 남자친구
하루라도 더 건강해진 모습을 얼른 보여주고 싶다
항암5차, 첫 번째 날 밤도 큰 이벤트 없이 무사히 잘 지나간다
밤에 자다가 속이 한번 꿀렁거리더니 토가 올라오는듯했는데, 그냥 참고 잤다 일어나니까 아침부터 조금 울렁거리기 시작
아침엔 죽이 너무 안 들어가서 몇 숟가락 먹고 엄마가 챙겨준 과일 먹는 중
교수님께서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지금처럼만 계속하자고 회진 때 말씀해 주시고 가셨다
체력적으로 힘든 오늘, 속이 엄청나게 울렁거리진 않는데 음식만 보면 울렁거려서 뭘 먹지를 못하겠다..
계속 잠만 잤다
저녁에는 당장 당기는 음식인 국수랑, 갈비만두 시켰는데 국수는 몇 입 먹고 다행히 만두는 다 먹었다
빨리 퇴원하고 싶다 그래도 또 구토 한번 하지 않는 내 몸뚱이를 보면 대단해
잠이 미친 듯이 쏟아지는 하루
다행히 밤이 다가올수록 점점 괜찮아지는 것 같다
2박 3일 항암5차도 무사히 완료! 퇴원하는 날!
자도 자도 졸려서 병실에서 꼴찌로 일어났다
이번 항암은 속울렁 거리는 게 남아있긴 하지만..
울렁울렁~ 숙취에 시달리는 느낌 아니 입덧은 안 해봤지만 입덧하는 느낌(?)
병원밥 냄새는 맡으면 왜 이렇게 토할 것 같은지
음식만 보면 울렁거린다 살 빠지면 안 되는데!!!
청소하시는 선생님은 늘 나를 볼 때마다 젊은 사람이 왜 여길 왔냐며 엄청 안타까워하시고 간다
젊은 암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나는 항상 할머니들 사이에서 치료하는 중..
80대 할머니도 치료받고 힘내시는데 난 더 잘 이겨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며칠 동안은 당기는 음식 잘 먹고 지내야겠다 이 정도는 견딜만해
항암5차도 무사히 완료
이전글에도 올렸지만 나는 항암 시작 전,
떰브(엄지 척)샷을 찍는 루틴이 있다
2024년 2월 7일 수요일
~ 2024년 2월 9일 금요일
-항암6차
설 연휴와 겹쳐버린 항암, 금요일에 치료가 끝나긴 하지만 본가에 내려가긴 어려울 것 같아서 미리 본가 갔다가 처음으로 합천에서 서울까지 항암 하러 왔다
(나의 본가는 경상남도 합천이다)
역시나 너무 멀어..
아침 5시 기상, 6시 출발해서 기차 타고 병원 도착
몸에 무리가 갈까 피검사 결과가 우려됐는데
다행히 피검사 결과도 좋고 또 종양수치도 낮아졌다!
257-154-84-46-15-6.5
한 자릿수.. 정상 수치가 코 앞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간수치는 여전히 높아서 처음으로 말로만 듣던 약 우루사 처방, 당분간 매일 우루사를 복용해야 한다
이번 병실은 유난히 어수선하다
몸도 못 가누시는 분들도 살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니 젊은 나는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다
오늘도 항암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감사하며..
늘 곁에서 함께하는 사람들 덕분에 첫째 날 밤도 무사히 잘 지나간다
새벽 4시쯤 속이 안 좋아서 눈이 떠졌다
이번 항암약 엄청 빠른 속도로 맞아서 그런지 속이 영..
앞에서는 계속 토하는 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오후 되니까 속도 울렁거리고 입맛도 없어서 죽은 버리고 편의점에 파는 컵밥 그나마 샀더니 잘 넘어가서 다 먹었다
항암 차수가 올라갈수록 손 저림, 속 울렁거림이 심해지는 듯하다 손 저린 건 날 풀리면 괜찮아지는지
그래도 아직 구토 한번 안 하고 잘 참고 있는 내 몸
항상 크게 아프지 않은 거에 감사하다
설 연휴, 항암6차도 무사히 완료
날씨가 풀렸는데도 치료가 끝난 당일은 여전히 손이 마비된 것처럼 저리고, 속이 이번엔 꽤 울렁거린다
그래도 간수치 약 복용 때문에 아침에 몸엔 안 좋지만 또 컵밥을 먹고 당분간은 살 빠지면 안 되니 당기는 음식 위주로 먹는 수밖에..
참 이 독한 항암 그래도 벌써 6차까지 맞았고
늘 큰 부작용 없이 잘 견디고 며칠만 힘들면 또 원래 내몸상태로 돌아오니까 그때는 정말 행복하다
몸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는 해도 (하얀 손 마디 하나하나가 새까매지고 팔에 멍도 들고 머리도 감을 때마다 엄청나게 빠져서 숱 쳐지는 중)
이 정도는 암세포 없어지는 대가로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얼른 다음 항암도 맞고 3월에 두 번째 ct촬영도 해서
복막에 암이 다 없어졌다는 말, 우선은 그 말만 들을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몸관리하고 건강하게 하루하루를 보내야지
연휴라 기차가 없어서 겨우 입석하나 구했는데 남자친구가 힘들 것 같다고 기차표를 구해줬다
덕분에 세종으로 편하게 내려간다
설 연휴 동안 몸 회복하고 또 소중한 일상을 보내러~
2024년 2월 21일 수요일
~ 2024년 2월 23일 금요일
-항암 7차
257-154-84-46-15- 6.5-4
저번 항암6차때 종양수치는 한자리 수까지 내려왔다 어마어마한 숫자에서 한자리 수까지..
믿기지 않지만 이번에는 4점대!
정상범위안으로 들어왔다고 말씀해 주셨다
(암이 다 없어진 거면 얼마나 좋을까)
종양수치가 전부는 아니지만 다음 ct검사에서 반드시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는 걸 알기에 이때까지 혹시나 실망할까 봐 못했던 기대를 살짝 해본다
이번 항암은 호르몬주사도 함께 맞는다
호르몬주사는 배에 주사를 맞는데 저번보다 살이 빠져서 조금 아팠다
저번에는 주사 놓는 것도 몰랐는데 포트 꽂을 때보다 아픈 느낌
지난번 항암 때 설 연휴라 작은 선물과 카드를 전달드리고 갔었는데 교수님께서 저녁에 회진 오셔서 고맙다고 근데 편지 쓰면서도 손이 저렸냐고 물어보셨다
찬 물, 찬 공기만 안 닿으면 괜찮아서 이때까지 말씀을 안 드렸는데 참지 말고 약 처방해 줄 테니 먹으라고
나는 웬만한 아픈 건 참고 못 견딜 정도로 아플 때 약 먹는 사람이라 항암을 받는 중에는 내 상태를 세세하게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후쯤 넘어가니 속이 조금 울렁거린가 했는데 다행히잘 먹는 중!
파업 때문에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항암을 맞을 수 있어 정말 다행이고 감사하다
둘째 날 아침, 유난히 힘든 이번차수 ㅠㅠ
5-fu가 50% 정도 들어가면 그때부터 울렁거림이 시작된다 그래도 늘 퇴원하고 집 가면 괜찮아졌는데 이번에도 그랬으면.. 아침은 남자친구가 챙겨준 누룽지 먹고 점심은 도저히 당기는 음식이 없어서 배달시켰는데 몇 숟가락 못 먹었다
호르몬주사 때문인지 열도 나기 시작
항암 하면서 열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38도로 열이 안 떨어져서 해열제 처방받고 양 겨드랑이에 얼음팩 끼우고 열 내리는 중
열도 잘 안 떨어지고 근육통처럼 온몸이 아프고 속도 울렁거리고 처음으로 우는소리를 해본다
그래도 엄청 아픈 것도 아니고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정도
항암.. 요즘은 퇴원하고 부작용이 눈에 보일 때마다 조금씩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걸까
정확하게 몇 차까지 맞아야 하는지라도 알면 좋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아무 일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약한 소리 하지 말고 수술만바라보고 계속 이겨내자
오늘은 정말 하루종일 잠만 잤다
퇴원하는 날,
자다가 몇 번 속이 꿀렁거렸지만 이번에도 잘 버텼다!
여전히 입맛은 없지만 또 집 가면 입맛이 살아날 수도
어제 났던 열도 오늘은 괜찮아진 것 같다
약이 빨리 들어가서 오전 8시 30분쯤에 포트 바늘을 제거했다 바늘 뽑을 때 진짜 속이 다 시원 ㅠㅠㅠ
여전히 내 몸속에는 포트가 있지만 항암으로부터 해방되는 느낌
나는 신기하게 항암 다 맞으면 뭔가 더 힘이 솟아난다
주렁주렁 항암제를 달고 있지 않은 것만으로도 정상인이 된듯한..?
이번 치료는 열도 나서 너무 고생했고,
다음 치료에는 두 번째 ct가 기다리고 있으니 식단관리, 운동 더 신경 쓰고 열심히 나를 돌보자
내 몸뚱이 너무 고생 많았다 토닥토닥
두 번째 ct때는 더 좋은 결과만 가져와야지
2024년 3월 6일 수요일
~ 2024년 3월 8일 금요일
-항암8차
항암8차 입원!
이제 간호서비스병동 늘 같은 병실에 입원한다
간호사선생님도 얼굴 보자마자 기억해 주시고 나도 익숙한 분들이 계셔서 더 편안하다
같은 병실 앞 자리의 할머니께서 젊은 사람이 어디 아파서 왔냐고 항암8차 맞는다고 하니까 항암 선배님이라고 대단하다고 하셨다
한참 아픈걸 진작에 몰랐는지, 지금은 어떤지 진심으로 걱정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할머니
매번 항암 하러 올 때마다 이렇게 어르신들의 응원을 받는다
28살의 젊은 나는, 누가 봐도 암에 걸리기 안타까운 청춘인 나는, 꼭 이겨내서 예쁘고 창창한 나이를 누려야지 다짐한다!
오후에 교수님께서 회진 오셔서 종양수치가 또 내려갔으니 ct결과는 더 좋을 거라고 좋은 말씀을 해주시고 가셨다 우루사는 간수치가 다시 낮아져서 이제 복용 안 해도 된다
내일 오전에는 검사 때문에 금식이어서 오늘 저녁에 든든히 먹고 항암을 맞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편하게 잠이 든다
입 벌리고 기절해서 자다가 ct검사 전에 영양제 맞아야 해서 새벽 3시쯤 자고 일어났더니 영양제가 꽂혀 있었다 포트에는 항암제, 팔에는 영양제 주렁주렁
이런 내 모습을 보면 조금 씁쓸해지기도 한다
두 번째 ct검사하는 날
항암제에 영양제에 조영제까지 맞으니 속이 좀 안 좋았지만 지난번 7차때보단 훨씬 나은듯하다
약 맞는 동안은 입맛이 뚝 떨어져서 아무것도 안 먹고 싶어서 누룽지로 끼니를 때우고 얼른 퇴원하고 싶다는생각만 가득하다
하루종일 몸에 힘이 없어서 잠만 자다가 9시에 잠들었다
아직 우리 병원은 파업이 체감되지 않아 다행이지만
병실이 거의 비어있다가 소화계 환자들이랑 병동을 합치고 조금 어수선하긴 했다
늘 둘째 날이 젤 힘들지만 하루만 더 참으면 퇴원이니까 견뎌본다!
자고 있는데 부스럭대는 소리에 깼더니 벌써 약이 다 들어가서 오전 7시에 빼주러 오셨다
조금이라도 빨리 퇴원하고픈 내 맘
어제까진 조금 힘들었는데 포트 바늘 뽑자마자 멀쩡
또 강철할미가 되어본다
퇴원이 너무 빨리 하고파서 교수님 오전 회진 오시는 것도 안 뵙고 냅다 퇴원하기
이 독한 항암제를 맞고도 8차까지 몸뚱이가 버텨주고 있다니 너무 감사한 일이다
몸에 부작용은 하나 둘 나타나지만 특별한 약도 안 먹고 항암내성도 안 생기고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 끝까지 힘내보자!!
다음 입원할 때, 부디 활짝 웃을 수 있는 결과 나오길
다시 돌아오지 않을 나의 2024년 3월을 소중하게 보내러 가야겠다
* 현재 종양수치(cea)
257-154-84-46-15- 6.5-4-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