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 이야기
“제가 승무원이 될 수 있을까요?”
역마살 : 늘 분주하게 이리저리 떠돌아다니게 된 액운
사주나 명리학 쪽에 관심이 없는 분들 일지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역마란 정거장과 말이라고 해서 이동과 변화가 많아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팔자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사주팔자대로 살아가진 않지만 그 틀을 완전히 벗어나진 않는다고 한다. 전부 다 믿진 않지만 어느 정도는 들어맞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나같은 경우엔 신기하게도 타로를 보든 어디 유명하다는 곳에 가서 사주를 보면 늘 똑같이 듣는 말이 있었다. 부모와 일찍 떨어져서 생활하는 게 좋고 , 국내가 아닌 해외에 나가야 잘 풀린다는 것. 그리고 그 땅이 넓으면 넓을수록 좋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유학생활을 하면서 가족 들과 떨어져 혼자 생활했고 , 엄청난 대륙의 땅인 중국에서 생활을 하면서부터 환경과 , 사고 , 가치관이 확 변했었던 것 같다.그것도 좋은 쪽으로. !!!!! 덧붙여 내 사주 자체에 역마살이 껴있어 아마 한 직장에 오래 일하기 힘들다고 말씀하셨다. 그땐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지금은 대충 어떤 뜻인지 이해가 간다.
또한 직업마다 성격이 있는데,
승무원이라는 직업 자체도
아무나 못해 ~
팔자에 나와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그것을 즐길 줄 알아야해
말씀대로 사주내에 역마살이 많은 경우의 사람들은 확실히 한 직장에 오래 머무르지 못한 사람이 다수였고 , 활동적이고 움직임이 큰 특성을 가진 직업을 선호했다. 예를 들어 경찰 , 무역업 , 외교관 , 승무원 , 파일럿 등
나의 경우 워낙에 명리학에 관심이 많기도 했지만 , 나뿐만 아니라 언제 붙을지 모르는 막연한 미래에 답답함을 호소하러 여러 점집을 돌아다니는 나와 같은 승무원 준비생도 많이 봤다. 나도 가끔씩 큰일을 앞둘 때 찾아뵈는 명리학 선생님 한분이 계시는데. 유일하게 내가 이분을 믿는 이유는 컴퓨터로 산출된 정보에 나온 그대로 풀이를 해주시며 각월, 년 별로 정보가 소름 돋게 정확했다.
바야흐로 때는 2018년 1월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1월 초에 1차 합격을 했고 15일 뒤에 2차까지 합격 후, 나머지 3,4차 합격을 할 수 있을지 간절한 마음에 선생님을 찾았다.
"선생님 , 저 3,4차까지 붙을 수 있을까요? "
차분하면서도 무거운 공기가 분위기를 감쌌다. 그리고 마침내 한마디를 어렵게 꺼내셨다.
"너 붙는대. 곧 붙어서 해외로 나간대네 여기 1,2월에 계속 역마가 끼어있잖아"
그리고 한 가지 당부하셨다.
"빨리 받아 적어 , 최종면접이 올해 1월 안에 끝이 나야 해 , 그 이후로 면접이 잡히면 소용없어. 떨어져. 무조건 1월 안이야. 안 그럼 너 이후에도 승무원 쪽 길은 영영 쭉 없을 거래. "
"다음 상반기 채용도 쭉 있을 텐데요? "
"응 근데 그거 다 너꺼아니래"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기회가 이번뿐이라는 건데 정말 정확히 1월에는 말 자가 붙어있었고 그 후는 보이질 않았다.올해 1월이라... 다음 면접이 언제 잡힐지 , 발표가 언제 날지는 그 누구도 모르고 심지어 연기가 될 수도 있는데. 면접이 1월 안에만 잡히면 붙는다니... 이게 웬 말도 안 되는 소리지... 1차에서 2차까지 2 주가 걸렸고 벌써 1월 중순인 데다가 앞으로 2번의 면접이 더 남았는데 1월까지 다 끝나야 한다니 너무 빠듯했다.
이대로라면 3, 4차도 일주일 이상이 걸릴 거고 발표까지도 며칠을 잡는다면.... 2월을 훌쩍 넘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이번이 마지막인 걸까... 그리고 정확히 1월 24일에 3차 면접이 잡혔고 , 놀랍게도 그다음 날인 25일에 4차 면접이 바로잡혔다.
그리고 선생님의 말씀대로 4차 면접 후 승무원 최종 합격 문자를 받았다. 할렐루야! 진짜 붙다니!!!!
신기하고 감사했다. 물론 열심히 준비한 나의 노력도 있었지만 , 어쩌면.. 선생님의 말씀 덕분에 더 희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여기서 떨어지면
앞으로 다시는 이 길이 없을 거라는 그 말에
더 간절했는지도 모른다.
그때 당부하셨던 것처럼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우리 회사는 우리 기수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한국인 승무원을 뽑지 않았다.
내가 마지막 기수가 된 거다.
3년이 지난 오늘도 생각한다.
그때 붙길 천만다행이라고....
그리고 그때를 생각하면 여전히 소름이 돋는다
그래서 나는 사주팔자를 좀처럼 믿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