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가신 어머니 가슴 위에 달아드릴 카네이션! 밤새 기다림으로 잠못 들고 환하게 밝아오는 아침이 되자 시들어버렸습니다.
그날 이후
카네이션 꽃은 슬픔의 꽃이 되어버렸고 해마다 어버이날 가슴 위로 꽂혀오는 카네이션은 아픔이 되었습니다.
삼십년 남짓 눈물로 바라보던 카네이션 꽃
어느 순간 아픔의 작별을 고하고 웃는 얼굴로 맞이하는 어버이날을 약속받았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이 땅에 찾아온 어버이날!
가슴에 카네이션 달지 않으니 이토록 편안할 줄 몰랐습니다.
꽃 하나가 숨통을 조이던 지난 날 트라우마였습니다.
작별은 사람과의 관계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과 사물간에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떠나보낸 트라우마가 새 마음을 선물합니다.
이제는 깊이깊이 인생을 관조해야 된다고 충고도 아끼지 않습니다.
더 이상 슬퍼하지 말 것
내인생 더욱 사랑할 것
서둘러 바쁘게 가신 어머니!
이제는 안식하시리라 믿습니다.
작은 꽃 하나의 사연속에 눈물짓던 삼십년 세월도 이제는 이별을 고합니다.
오직 나는 행복해 질 일만 남았고 감사해야 할 일만 남았습니다.
오히려 카네이션 트라우마가 지상의 모든 꽃을 사랑할 수 있는 넓디넓은 사랑의 시각이 되게 해주었습니다.
삼십 사년 전 어버이날!
당신이 가셨던 바로 그날이 오늘입니다.
이제는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지 않습니다.
다만 모든 꽃들이 사랑임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행복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