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추듯 말하기
"음악이 울리는 동안은 어쨌든 계속 춤을 추는 거야. 내가 하는 말 알아듣겠어? 춤을 추는 거야. 계속 춤을 추는 거야. 왜 춤추느냐 하는 건 생각해선 안 돼. 의미 같은 건 생각해선 안 돼. 의미 같은 건 애당초 없는 거야. 그런 걸 생각하기 시작하면 발이 멈춰버려.
무라카이 하루키의 소설, <댄스 댄스 댄스>의 한 구절이다. 어쨌든 춤을 추는 것이다. 음악이 울리는 동안. 낯선 일에 익숙해지기, 능력을 키우기, 삶을 살아가는 일 모두 마찬가지다. 어쨌든 하는 것이다. 의미 같은 건 생각하지 않고.
말하기 연습도 마찬가지다. 좋은 목소리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매일’이 필요하다. 깊고 안정적인 호흡이 좋은 목소리의 기본인데, 호흡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쌓여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 마시고 입으로 뱉고. 깊이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뱉는 호흡 연습도 매일이 쌓여야 익숙해지고, 호흡량도 점점 더 길어진다.
웅얼거리는 습관을 고치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대부분은 입을 크게 벌리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다. 모음 발음만 신경 써서 또박 또박 말해도 웅얼거리는 소리가 또렷해진다. 말꼬리를 흐리는 습관을 교정하는 것도 마찬가지. 음가 하나 하나에 힘을 실어 입을 적극적으로 벌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듣기 좋은 부드러운 톤을 만드는 것은 어떤가. 오래 말해도 목이 상하거나 아프지 않은 편안한 ‘톤’을 찾는데도 시간이 필수다. 무엇보다 적절한 톤을 찾으려면 충분한 말하기 연습이 선행되어야 한다.
무조건 목을 눌러 낮은 톤으로 말한다고 신뢰감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높은 톤의 말하기가 늘 발랄함을 연상하게 하지 않는다.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편안한 톤으로 말해야 듣기도 좋다. 역시 무수한 ‘매일’이 쌓여 만들어지는 산물이다.
음악이 울리는 한 춤을 추듯 매일을 쌓자. 어느 순간 좋은 말하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