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노란 망울 터뜨리면
하얀 얼굴 빼꼼이 내밀고
내게 왔다고 화사하게 웃던 너
달빛에 비친 은은한 너의 모습에
내 마음도 콩닥콩닥 뛰고
깊은 밤 네가 들려주는 봄노래를 들으며
너를 사랑하고 싶었는데
쌀쌀한 봄비가 창을 두드리던 날
내 마음 너에게 다다르기 전
하얀 속살을 땅에 쏟고 내게서 떠나는구나
그래도 난 네가 부럽구나
꽃망울이 떨어진 자리에 새순이 돋고
한여름 뙤약볕에 물 길어 잎들을 키우고
잠자리 춤추는 가을 몸을 한 마디 키우고
눈보라 시린 겨울을 홀로 견디어
더 화사한 꽃으로 웃으며 다가올테니
더 푸르고 진한 잎으로 어른이 되어 돌아올테니
이고 선 하늘에 부끄럽지 않게 돌아올테니
네가 다시 내곁에 돌아오는 날
네가 떠나고 없는 자리에서
검고 굴곡진 주름이 패이고
세월의 흔적이 나이테가 되어
온 몸에 켜켜이 쌓이고
희고 듬성듬성해진 머리카락 사이로
칼바람을 맞으며
매일 반복되고 지쳐가는 삶 속에서도
네게 부끄럽지 않게 꿈을 이룬 나를 보여 주련다
밤을 이기고 새벽이 오듯
더 멀리 더 높이 날아오른 나를 보여주련다
우린 참 많이 닮은 것 같아
눈보라를 이겨내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지쳐가는 삶 속에서도 바라는 꿈을 이루듯
한번 가면 오지않을 청춘을 진실하게 살고 있으니
(2016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