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의 斷想

가을이라고 다 가을은 아니다

by 김남웅





가을의 봄은 잎들이 물든다

가장 아프고 여린 곳부터 조금씩 물든다

아직 햇빛은 쟁쟁하다


가을의 여름은 한 여름 물 길어 온 몸이 푸르 듯

잇꽃에 온 몸을 담그듯 붉은색으로 물든다

이제 햇빛이 오후 3시를 가리킨다


가을의 가을은 탱글탱글 빨갛고 노랗게 물든 잎들이

늦가을 바람에 마른다

해가 서산에 기울어 긴 그림자를 낳는다


가을의 겨울은

아주 작은 바람의 일렁임에도 마른 잎들을 쏟는다

해가 서산을 넘어 가을 속으로 사라졌다


가을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야 가을의 완성이다

가을이라고 다 가을은 아닌 것이다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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