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끄적거림 09화

광고에서 솔직함은 어떤 의미인가?

by 무기명

흔히들 그런다. 솔직함이 무기다. 요즘 애들은 솔직하다고, 즉 자기주장이 뚜렷하고 줏대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어느 회사 A 부서의 점심시간, 다들 짜장면을 먹기로 암묵적 합의에 도달할 때 근처 서브웨이에 가겠다고 하는 신입사원을 보라. 당당한 솔직함은 웃는 얼굴과 같아 그 누구도 면전에 침을 못 뱉는다.

광고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어떨까. 여기서 솔직하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최근 지인을 통해 한 광고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듣고 보게 되었다. 그의 회사는 제작하고자 하는 광고에 앞서 수많은 레퍼런스를 준비한다고 했다. 몇 개를 살펴보니 레퍼런스에서 쓰인 카메라 기법 또는 크리에이티브가 브랜드만 달라져 있었다.

이러한 과정은 솔직함이라 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모방행위라고 비판할 수 있다. 광고는 크리에이티브의 복합체, 즉 A 브랜드를 해부하고, 이리저리 조합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런 A 브랜드만의 광고를 B 브랜드에 갖다 붙인다는 행위는 효력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그들은 광고는 독창성이 발휘되어야 하며 신선해야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믿는다.

CenturyLink(왼쪽) NIKE(오른쪽)

하지만, 이 세상에 솔직한 광고를 본 적 있나. 해외 광고나 국내 광고에 관심이라는 사람은 알겠지만 어느 광고를 봐도 “이거 A 브랜드 광고 느낌이랑 비슷하네?”란 생각을 해본 적 있을 테다. 실제 광고 회사 기획서 또는 아이데이션 발표에서는 레퍼런스를 중요시한다고 한다.

여기서 아인슈타인의 말을 빼먹을 수 없다. “창의력 비결은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숨기는 방법을 아는 것”이라 했다. 그 또한 레퍼런스를 해부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솔직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다.

광고에서 솔직함은 무기가 아니다. 솔직한 아이디어는 모험적인 아이디어라 할 수 있겠다. 그 모험적인 광고는 광고주에게 선택받을 수 있을까. 광고주는 항시 어떤 보험이 필요할 것이다. 성공사례, 이미지 예시 등등. 우리는 다양한 광고에 접하며 암묵적 레퍼런스를 해당 브랜드에 맞게 재조합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누군가에겐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비록 당당하지만 솔직하지 않은 행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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