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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사의 사탑

계획서

by 날아라후니쌤

갈릴레이의 자유낙하 실험으로 유명한 탑이 있다. 피사의 사탑이다. 기울어진 형태로 유명한 탑이기도 하다. 탑이 기울어진 건 건축할 당시 기초지반의 토질이 약한 탓이다. 이탈리아의 볼로냐의 '두 개의 탑'도 기울어지고 있다. 피사의 사탑과 비슷하게 연약한 지반에 탑을 건축했다. '두 개의 탑'과 '피사의 사탑' 모두 조금씩 보강을 하지 않으면 더 기울어질 우려도 있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곳이니 계속 신경 써야 하는 건축물이다.


얼마 전 건축 중이던 아파트가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다. 건설사에서는 모두 철거한 후 다시 건축한다고 발표하기는 했지만 이미 사고가 발생한 뒤였다. 인명사고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보강철근을 넣지 않고 건축을 한 경우도 있다. 일명 '무뼈아파트' 논란이다. 철근은 드러나지 않는다. 콘크리트와 함께 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아파트는 겉에서 볼 수 없는 철근을 빼고 시공을 했다. 건축이 완료된 이후에 보강을 한다고는 하지만 믿음직스럽지 않다.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려면 시공과정에서 들어갔어야 한다. 설계대로 건축을 진행해야 하는 이유다.


어떤 일을 하려면 충분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계획을 한다. 계획서를 작성해 두고 체크를 해나가면서 일을 해야 한다. 계획서 없이 작업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부족한 경우도 있다. 반드시 진행해야 함에도 일부 내용을 빼먹을 수도 있다.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더라도 계획서가 필요한 이유다. 진행과정에서 일부 내용의 수정이 필요하다면 보강하면서 진행한다. 계획은 진행상황에 따라 수정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먼저 계획을 세우고 기본 골격을 만들어둔다. 하나하나 살을 붙여가면서 준비한다. 그냥 해볼까? 하고 진행하는 경우 시행착오를 많이 겪게 된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명한 블로그'를 분석하는 방법이 있다. 모든 블로그를 분석할 수는 없다. 관련한 내용으로 쓰인 책을 읽어보고 정리해 보는 방법도 있다. 각자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아 준비해야 한다.




계획서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인간미가 떨어져 보이기도 한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회식을 하는데 계획서를 작성한다. 참석자들의 자리배치와 시간을 규정하고 있다. 주문할 음식과 고기를 구울 사람까지 계획서에 반영되어 있다. 어떤 생각이 들까?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각박해지는 세상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만큼은 여유가 있어야 한다. 서로를 배려하면서 자유롭게 운영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 결론 >

회식 계획서에 이런 문구가 있다면?

1. 고기를 굽다가 타는 경우 해당자리에 앉은 사람이 벌금내기

2. 추가음식값은 해당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별도 부과


결론은 언젠가부터 버킹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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