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이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비싸기도 한 소곱창을 먹게 된 날이었으니 기분 좋게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외식이었죠. 맛있는 저녁식사가 끝나고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한 남학생이 알아보고 크게 소리를 지르며 뛰어옵니다.
“선생님! 오랜만이에요”
제가 담임했던 반의 동진이 입니다. 2016년 3학년이던 학생입니다. 지금은 청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반갑게 불러주었습니다. 여러 가지에 관심이 많던 꾸러기들이 모여있는 학생들의 담임을 했습니다. 그 당시 일주일에 3일 정도는 퇴근하기 전 교실에 들렀습니다. 직접 교실 청소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이들에게 청소를 맡기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학생들입니다. 담임이 교실 청소 후 퇴근을 했다는 것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많으실 줄 압니다. 그만큼 통제하기 어려운 반이라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반이었죠. 담임의 말도 안 들었던 아이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총 19명의 아이들 중 착실한 학생이 5명 정도 되었는데, 실장이었던 학생이었습니다.
동진 : “정말 오랜만이에요. 얼마 전에 전역해서 여기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어요.”
나 : “그래? 그 당시 친구들은 요즘 연락이 되니?”
동진 : “네. 얼마 전에도 만났었어요. 00랑, 00랑 저번 주에 봤었고요.”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각종 사건사고, 교생 선생님과 학생들 간의 일, 오토바이, 학생들 간의 다툼, 전신문신을 한 여러 명의 학생들, 유급이 하루남은 아이 등등 한참 동안 옛이야기를 했습니다. 2016년에 담임교사로 아이들을 만났을 때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19명의 학생들을 모두 졸업식장에서 만났을 때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한참을 이야기하다 보니 가족들은 이미 저쪽으로 올라가고 없습니다. 졸업식날 수석 선생님이 저를 따로 불러서 “그동안 고생했다”라고 말씀해주신 일도 기억이 나네요. 그다음 해부터 학생부로 배치되었다가 학생부장만 5년째 하고 있습니다. 학생부 업무는 기피하는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소모적인 일이기 때문이죠.
모든 이들은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을 원합니다. 교직에 입문할 때의 선생님들은 나름의 꿈도 있습니다. 학교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꿈이 가득한 공간으로 그립니다. 학교에 근무하기 전까지는 이상적인 수업상황을 상상합니다. 학생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도 합니다. 학부모님들과도 서로 협력하며 아이들을 미래사회의 인재로 키워내기 위한 꿈을 꾸기도 합니다. 학교 교육활동은 이런 과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감정을 쏟아내기 위한 공간이 학생부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담당하고 있다 보면 이상적인 상황과는 다른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더러는 선생님과 학생들 간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요. 학생들 간의 폭력 사안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학생들 간의 사소한 다툼이 학부모님들의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하고요. 언젠가부터 생활지도 담당교사들을 이런 감정의 쓰레기통을 담당하는 사람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의 학교는 잘못을 한 경우 선생님께서 매를 들었습니다. 저의 학창 시절과는 사뭇 다른 여건의 학교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매년 조금씩 변화하는 사회환경에서 미래사회의 주역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학교교육은 창의적인 생각과 가르침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학생들의 생활지도 또한 병행되어야 합니다. 사람에 관한 평가는 지식의 양도 중요하지만 사람들 간의 관계성에서 출발하는 인성교육에도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때론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교육공동체가 함께 노력해서 미래사회를 준비하여야 합니다.
※ 이 글에 등장하는 인물은 가명을 사용하였으며, 실제 인물이 아님을 밝힙니다. 혹시 비슷하게 연상이 되었더라도 우연의 일치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