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카페 안은 교교한 박수 소리가 파장을 일으키며 은은함을 더했다. 그날 모임은 글쓰기와 산책에 대한 얘기였다. 단발머리의 한 여성이 말했다.
“저는 산책을 자주 하는데요. 걷다 보면 자연이 말을 걸어오고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그러면 새로운 저를 발견하기도 해요.”
그러자 그 옆에 있던 P가 말했다.
“맞아요. 글쓰기를 마치고 공원에 나가 산책을 하면 조금 전 문구들이 생각 나 수정하기를 반복해 퇴고의 과정으로 변신을 해요.”
그 옆의 K가 그녀의 말을 받았다.
“와, 그렇군요. 저는 산책을 자주 하지 않지만 그러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들어요. 저도 오늘부터 집 근처라도 걸어야겠어요.”
회장이 처음 발언을 한 단발머리 여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최근에 산책을 하면서 다가온 글귀가 있으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네.... 그럼 얼마 전에 정리해 본 짧은 글귀를 소개해 볼게요. ‘산책을 나가 사유를 하면 머리 안에서 언어 알갱이들이 밖으로 톡톡 튀어나와 바람을 타며 춤을 춘다.’”
“와, 언어 알갱이들이 톡톡 튄다..... 예쁜 표현이네요.”
그녀도 공감이 가는 표현이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감성이 내면을 파고들며 조금 전 박수소리의 파장이 온몸을 포근하게 안아주는 것 같았다. 대학 때 시도 썼던 터라 오늘 같은 따스함은 오랜만에 경험해 보는 것이었다. 한 시간 정도의 토론이 끝나고 그녀를 위해 점심을 산다고 회장이 제안하여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주문을 마치자 단발머리의 여성이 다시 말했다. 적극적인 그녀가 강하게 각인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