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회사는 판교에 있으니 거리가 좀 된다. 외손녀가 걱정이 되었는지 두 분은 아침 일찍부터 부산하시다. 마치 당신들께서 첫 출근을 하시는 것처럼. 딸이 집을 나선 후 2시간 정도가 흐르고 장모님이 내 방문을 슬그머니 여시면서 궁금해하셨다.
"ㅇㅇ이는 잘 도착했대지?"
장모님이 말씀했다.
"그럼요. 잘 도착해서 뒷간에서 일 보고 있다고 카톡 왔었어요"하고 내가 대답했다.
"ㅎㅎㅎ 그래도 애가 대견해. 그렇지? 사전답사도 안 하고 잘 찾아가는 것 보면"
장모님이 말씀했다.
"ㅎㅎㅎ 어머니 무슨 사전답사요. 당연히 잘 가지요"
내가 말했다.
다시 장모님이 말씀하신다.
"그래도 난 걱정이 돼. 아비야! 잘하겠지? 그렇지? 워낙 애가 똑 부러지니까."
내심 걱정을 하셔도 외손녀에 대한 믿음이 묻어있다. 사랑과 믿음이 공존하는 아침이다.그 공존의 에너지는 외손녀에게 소리 없이 전달된다. 딸은 그것을 장기 저축하듯 차곡차곡 쌓고 따뜻한 온도를 유지한다. 먼 훗날 자신의 손자 손녀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인간이 할 수 있는 지상 최대의 복리상속물은 바로 사랑인것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