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지상 최대의 복리 상속물이다

사랑과 믿음이 공존한 날

by 김곤

딸이 첫 출근을 하는 날이다. 장인과 장모님의 대화소리가 들린다.


"우리 ㅇㅇ이는 일어났을까?"

장모님이 말씀했다.


"일어나서 준비하고 있어요. 걱정 마세요."

장인어른이 말씀했다.


"우리 ㅇㅇ이 점심때 맛있는 것 사 먹어"

손녀에게 오만 원짜리 지전을 주면서 외할아버지가 말씀했다.

"응. 쌩유"

딸이 말했다.


딸의 회사는 판교에 있으니 거리가 좀 된다. 외손녀가 걱정이 되었는지 두 분은 아침 일찍부터 부산하시다. 마치 당신들께서 첫 출근을 하시는 것처럼. 딸이 집을 나선 후 2시간 정도가 흐르고 장모님이 내 방문을 슬그머니 여시면서 궁금해하셨다.


"ㅇㅇ이는 잘 도착했대지?"

장모님이 말씀했다.


"그럼요. 잘 도착해서 뒷간에서 일 보고 있다고 카톡 왔었어요" 하고 내가 대답했다.


"ㅎㅎㅎ 그래도 애가 대견해. 그렇지? 사전답사도 안 하고 잘 찾아가는 것 보면"

장모님이 말씀했다.


"ㅎㅎㅎ 어머니 무슨 사전답사요. 당연히 잘 가지요"

내가 말했다.


다시 장모님이 말씀하신다.

"그래도 난 걱정이 돼. 아비야! 잘하겠지? 그렇지? 워낙 애가 똑 부러지니까."



내심 걱정을 하셔도 손녀에 대한 믿음이 묻어있다. 사랑과 믿음이 공존하는 아침이다. 그 공존의 에너지는 외손녀에게 소리 없이 전달된다. 딸은 그것을 장기 저축하듯 차곡차곡 쌓고 따뜻한 온도를 유지한다. 먼 훗날 자신의 손자 손녀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인간이 할 수 있는 지상 최대의 복리 상속물은 바로 사랑인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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