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구멍이 왜 그리 못생겼어요?

장모님에 대한 사위 사랑

by 김곤

장모님과는 결혼 전부터 친했다. 지금까지 장모님이라는 호칭을 써 본 기억이 없고, 언제나 어머니라고 부른다. 장모님도 나를 아들처럼 대해주신다. 우리는 서로 비밀이 거의 없다. 내가 기러기아빠를 했을 때, 장모님은 나의 친구가 되어 주셨다. 매일 점심을 같이 하면서 다투기라도 하는 날 저녁에는 내가 전화해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아까는 죄송해요, 짜증내서."

"괜찮아. 자네가 나한데 어리광을 하지 누구한테 하나 이 사람아."

"어리광은 어머니가 하시죠. ㅎㅎㅎ"


우리는 그렇게 화해하고 다음 날에 다시 만나 수다를 떨며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다.



건강하시던 장모님이 지금은 몸이 많이 불편하시다. 하루는 커피숍에 장모님과 갔을 때였다.


"코 주위 좀 봐. 헐어서 아주 불편해."

"건조한데 코를 풀어서 그래요. 바셀린 바르세요?"


"그럼. 자네가 가르쳐준 대로 자주 바르지."

"조금만 바르면 안 돼요. 잔뜩 발라야지."


"그럼. 잔뜩 바르고 있어."

"오늘은 이따가 제가 발라 드릴게요."


"그래. 알았어."


장모님은 즐거워하셨다. 나는 생전 어머니에게도 하지 않았던 장모님 코 안을 들여다보며 바셀린을 바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지만 바로 지웠다. 그날 저녁을 호박고구마로 때우고 장모님 방으로 향했다.


"어머니, 바셀린 어디 있어요?"

내가 말했다.

낮의 일이 생각이 잠시 안 나는 듯 장모님이 이렇게 말씀했다.

"왜?... 아... 그렇지."


"내가 약속한 것은 실천해야죠. 하하하...... 바셀린은요? 면봉도 있으시죠?."


장모님이 조그마한 통에 있는 바셀린을 보여주시자 내가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이렇게 작은 통에 있는 거 말고요. 큰 통 있지 않아요?"


장모님은 티브이 옆에 있는 바셀린 통을 가리키시면서 말씀하셨다.

"저기 있네.ㅎㅎㅎ"


"자. 그럼, 면봉은 어디에 있을까."라는 나의 말에 장모님은 침대 옆에서 면봉을 꺼내셨다.


나는 그곳에 바셀린을 가득 바르면서 장난기가 발동했다.

"어머니 코 안을 좀 봅시다. 콧구멍이 못생겼네 푸하하하... 얼굴은 예쁜데... 크크...." (실제로 장모님은 상당한 미인이시다)


나는 그렇게 농담을 하면서 장모님의 코 안에 바셀린을 정성스럽게 마저 발라드렸다. 그리고 방 안의 꺼져있는 공기청정기를 켜면서,


"어머니 건조하면 안 되니까 켜고 계세요."라고 말하며 방을 나왔다.



그날 장모님의 코 안으로 들어간 바셀린에는 사위의 사랑이 흠뻑 묻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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