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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워닛 Jul 28. 2024

여행을 가자

즐거운 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행이라는 것은 가기 전에는 설레지만 돌아오는 날에는 피곤하기가 일쑤이다. 짐을 싸면서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다가 짐을 풀면서 모든 게 귀찮아진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가는 이유는 재미있게 살기 위해서인 것 같다. 똑같은 하루를 1년 365일 보낸다면, 우리는 분명히 그러한 삶에 무료함을 느낄 것이다. 

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순간, 왜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하는지 알 것만 같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보이게 만드는 눈이 여행만 가면 생기는 것 같다. 길가의 나무와 풀이 무성한 게 마치 자연의 신비로움처럼 느껴진다.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좋아하는 사람과 그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느끼는 행복인 것 같다. 음식에 추억이 깃들면, 그 향기를 다시 맡는 순간 지나간 여행에 대한 추억 여행이 시작된다.


최근에 가장 좋았던 여행은 신혼여행이었던 것 같다. 신혼의 로맨틱함보다는 하루종일 걸어 다니며 전우애가 생긴 느낌이었지만, 나의 시야를 넓혀준 뜻깊은 여행이었던 것 같다. 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고 때로는 말이 통하지 않아 힘들었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어떻게든 된다는 것을 경험했다. 오히려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아서 더 생각나는 추억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우연히 들어간 중식당에서 먹은 마파두부는 정말 기대하지 못했던 최고의 맛이었다. 원래는 그곳을 갈 예정이 전혀 없었는데 말이다. 예상치 못하게 날씨가 좋아져 강가를 따라 산책했던 기억도, 다리는 아팠지만 너무 좋았던 경험 중에 하나였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마음은 통한다는 것 또한 여행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항상 좋았던 여행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여행은 보통 혼자 가기보다는 두 명 이상 가게 되면서 작고 큰 감정의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대학생 때의 나는 이동시간까지 계산하는 계획형 J 성향이 매우 강했다. 그래서 친구들과 여행을 가면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정말 사소한 일이었는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짜증을 냈었던 것 같다. 정말 미안한 일이다. 그 이후로 나는 P의 여행계획을 도입하기로 결심했다. 대략적인 것만 정하는 것이다.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짜증 내지 않고 오히려 좋다고 생각하는 MZ적 사고력을 키우기. 


한 번에 바뀌기는 어려워도, 신경 쓰다 보면 바뀌게 되는 것 같다. 요즘 나의 여행 마인드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이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크게 만족하기 어렵다.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은 항상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 즐거운 여행이 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뭘 해도 좋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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