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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워닛 Aug 11. 2024

꿈이 있는 행복

해보고 싶은 것들

난 이맘때쯤이면 올해를 돌이켜보는 중간 점검 기간으로 연초에 적어놓았던 버킷리스트를 살피곤 한다. 올해 얼마나 나의 목표를 달성했는지를 보다 보면 많아봐야 달성률 20%에 그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매일 적는 목표는 똑같은데 정작 실천한 것들은 늘 하던 것들로 가득하다. 새로운 도전을 해야지 마음을 먹어도 일상에 젖어 미루다 보면 벌써 이렇게 한 해가 끝나가려고 한다.


올해도 호기롭게 나의 목표를 적어보았건만 아직 해보지 못한 몇몇의 목표가 있다. 살 빼기, 동영상 만들어 보기, 작곡해 보기, 소설 써보기 등등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 있다. 살 빼는 것은 평생의 숙제이건만 마음이 편하고 먹고살만하니 숙제를 까먹고 말았다. 겨울이 지나면 맛있는 것들이 없을 줄 알았더니 여름에는 여름 나름의 맛이 너무나도 많아서 큰일이다. 요즘 꽂힌 메뉴는 국수와 빙수이다. 밀가루와 아이스크림이야 말로 모든 지방이 축적되는 가장 큰 지름길이건만, 숟가락을 놓지 못한 죄로 뱃살 친구를 키워가고 있다. 헤어지고 싶다.


동영상은 대학생 때 영상동아리에서 배운 짧은 지식으로 영상 만드는 것이 재미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찍는 것도 즐겁지만 편집하는 과정도 너무 즐거웠던 좋은 추억이 있다. 애니메이션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에 학원도 다니고 했으나 안타깝게도 그 과정에서 흥미를 잃고 말았다. 그때 잘 배워뒀으면 나의 진로가 바뀌지 않았을까 싶은데 현실은 일반 사무직이다. 그래도 취미생활이라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편집 프로그램 다루는 법도 까먹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판이다. 


작곡은 요즘 피아노에 관심이 없어져서 패스, 소설 쓰기는 상상력이 부족해서 현실에 머무르고 있는 중이다. 하나하나 체크하다 보면 이렇게 핑곗거리가 많다. 하지만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올해만 사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50년은 더 살 건데 10년에 하나씩만 해도 하나는 하지 않을까? 


무리해서 숙제처럼 하려고 하면 마음에 부담이 되어서 그 과정이 즐겁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취미가 일이 되면 재미없달까. 꿈이 즐거운 이유는 상상만으로도 즐겁기 때문인 것 같다. 이루지 못하더라도 나에게 행복을 주는 대상이었기에 꿈은 그 자체로도 고마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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