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대하는 마음가짐
오늘은 일요일 오후. 창밖을 바라보니 해가 내리쬐는 와중에 갑자기 소나기가 빗금처럼 내리더라. 순간 내 마음은 가끔은 소나기처럼 힘들다가도 오늘 같은 하루에는 구름 한 점 없이 평온하고 너무 좋은 것이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아서 속상하지만 그 뒤에 오는 행복이 또 잊게 만드는 것이다.
얼마 전에 via 강점테스트라는 심리검사를 했는데 나의 가장 큰 강점은 희망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아무래도 요즘 내가 세상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될 대로 돼라" 이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그렇게 되는 걸 어떻게 할까. 화를 낼 것도 없고 그렇다고 슬퍼할 것도 없는 것 같다. 왜 이렇게 됐을까 고민하는 순간 수없는 고민의 늪에 빠지게 된다.
유명한 철학자 칸트가 결혼을 하지 못한 이유가 7년 동안 결혼을 할까 말까에 대해 심사숙고를 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생각났다. 그 사이에 상대방 여자는 이미 다른 사람과 혼인을 하게 되었고 말이다. 7년간 고민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있었을까? 그 결과 칸트는 그녀와 결혼을 하지 못했고 말이다. 어쨌든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후회를 하든 간에 일단은 하고 보는 것 같다.
나중에 제일 아쉬웠던 점은 할 수 있었는데 하지 못했을 때 제일 크게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다만 하고 나서 좋지 않았던 것들은 그래도 해봤으니까 다음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되고 말이다. 나의 운명이 내가 언제까지 살게 만들지 아무도 모르고, 그렇다고 내일 죽을 것을 오늘 알고 싶지도 않다. 그래도 내일 아침의 해를 기다린다.
아무리 출근을 하기 싫어도 내일의 해가 뜨는 것을 바라지 않았던 적은 없다. 막상 출근해 보면 똑같은 하루일 뿐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마음을 무겁게 만들지만 말이다. 그래도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너무 죽자 살자 매달릴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조금 편해지는 것 같다. 상대가 나를 불편하게 만들면 나도 불편하게 만들면 되지.
나는 사람이 일을 잘해야 한다는 말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잘해서 얻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더 많은 일들이 주어지는 것? 내가 볼 때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아 보이는데 말이다. 일이라는 것은 내가 나로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조건일 뿐, 나라는 사람의 존재 가치를 깎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삶이 주어지는 날까지 내가 잘 살아가기 위해서 나의 가치를 높이고 행복하게 느끼는 가치에 더 투자하는 것. 그것이 지금의 내가 나의 세상을 대하는 태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