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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워닛 Aug 18. 2024

인생에서 돈이란

있다가도 없어지는 것

월급날만 되면 슬프다. 나는 쓴 것이 없는데 카드값이 나가는 날이면 항상 이상하게도 돈 낼 것이 많다. 내가 언제 이만큼 썼을까? 지출 목록을 보다 보면 내가 쓴 것이 맞다. 배달도 시켜 먹고, 커피도 한잔 하고, 놀러 가기도 하면서 꽤나 바쁘게 살았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대학생이 되고서부터 용돈을 받는 것 이외에도 돈을 벌기 위해서 알바를 했던 것 같다. 서빙알바도 해보고, 카페도 해보고, 패스트푸드점 알바도 해보고 꽤 다양하게 해 봤던 것 같다. 일을 하는 순간에는 항상 즐거웠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20대 초반의 나는 원래 굉장히 내향적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게 두려웠었다. 먼저 사람들에게 말 거는 것이 어려웠던 나에게 첫 알바는 조금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손님이 오고 갈 때면 "사랑합니다, 고객님" "감사합니다, 고객님"이라고 멋쩍은 말을 건네기도, 음식에 대해 항의하는 손님들 때문에 난처했던 적도 여럿 있었다. 하지만 말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늘게 되었고, 불평하는 손님들에게도 죄송하다는 말을 건넬 수 있는 유연함이 생기게 된 것 같다.  


일을 하다 보니 잘못했으면 사과를 하고, 부당하면 잘못된 것에 대해 얘기할 줄 아는 당당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변명만 계속하는 태도는 화를 낼 뿐이고, 오히려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 그렇게 열심히 했던 알바는 돈도 돈이지만 배운 점이 많아 돌이켜 생각해 보면 감사한 경험이지 않았나 싶다. 그때 벌었던 돈은 나를 열심히 먹이고 입히고 하느라고 사라졌다. 통장에 월급은 스쳐갈 뿐이라는 말이 매우 공감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돈을 잘 관리하는 법에 관심을 갖고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학교 다닐 때 경제공부라는 것에 무지했던 것에 후회가 조금 되는 것 같다. 그때라도 비트코인을 사두었더라면 지금 어땠을까? 하는 허황된 생각도 들고 말이다. 하지만 돈에 연연해서 나의 소중한 시간들을 갈아 넣기에는 아쉬움이 든다.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다. 사업에는 성공하겠다는 자신감과 큰돈을 쓸 수 있는 배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간이 작아서 생각도 안 해봤던 것 같다.


그 결과는 바로 이것, 적당한 월급으로 사는 적당한 삶인 것 같다. 입에 풀칠은 하고 살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과 매사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야 되는데 오늘만 해도 벌써 일하면서 화를 내고 말았다. 말도 안 되는 요구에 마음을 평온하게 다스리기는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내 노동의 대가로 받는 돈이 적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생각을 조금 바꾸어서 감사하다 생각해보자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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