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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나란히 걸어가며

by 길엽

삶에 지쳐 더 이상 헤어나기 어려운 사람에게

아무 말 없이 그냥 손을 쭉 뻗아 잡아줄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인지 물어 보기나 할 것이며

결코 잘못은 그에게 있는 것이라 아니라고 해준다면

지금껏 애쓴 것만으로도 잘 해온 것임을 알려주며

다가오는 인생은 분명 지금보다 나을 것이라고 위로해준다면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길을 헤매고 있는 사람에게 아무런 조건없이 그냥 안아주고

환하게 웃으며 힘이 되는 말을 전해주고

파란 하늘 함께 바라보며 웃을 수 있게 해주고

자책하지 않게 둘이서 나란히 시냇가를 걸어가고

반짝이는 물결을 가리키며 그에게 잔잔한 삶을 말없이 알려주고


내 가진 재주 부족해도 그에겐 큰힘이 되고,

내 가진 재산이 여유롭지 못해도 조그만 베풀어도 그에겐 딛고 얼어설 언덕이 될 것이다.

세상 사람 모두 그의 잘못을 말해도 단 한 사람 난 언제나 너의 편이라고 말해 준다면 그는 필시 웃음을 되찾을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미움도 원망도 사랑도 함께 겪어 나가야 함을 저절로 느끼게 될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 때문에 어설픈 충고로 상처를 덧나게 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난 그런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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