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로 일하면서 여러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중 하나는 이겁니다.
“언제쯤 이직을 준비하는 게 좋을까요?”
이직은 누군가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되곤 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직을 ‘결정’처럼 여깁니다. 오늘 회의가 힘들어서, 혹은 어제 상사 말 한마디에 화가 나서 급하게 이직을 결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이직은 ‘결정’이 아니라, ‘프로젝트’처럼 준비해야 합니다.
작가 정유정 님의 인터뷰가 기억이 남니다.
그분은 한 작품을 쓰기 위해 3년의 시간을 리서치와 구상에 쏟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걸 보고 문득 생각했습니다.
“이직도 그만큼의 준비와 설계가 필요한 일이 아닐까?”
물론 모두가 3년을 투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2~3년 주기로 자신의 커리어를 점검하고, 다음 스텝을 미리 설계하는 습관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단순히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경력 자산을 체계적으로 키워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가 사용했다는 ‘만다라트(Mandal-art)’ 기법, 혹시 들어보셨나요?
하나의 큰 목표를 중심에 두고, 이를 이루기 위한 8개의 작은 목표를 주변에 배치해 실천 전략으로 바꾸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중심에
“내년 하반기 A사 브랜드 마케팅 팀 이직”을 적었다면,
그 주변에는 이렇게 적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건 아주 대략적으로 적은 것이고, 실제라면 좀 더 구체적이어야겠지요)
프로젝트 리딩 경험 1건 이상
디지털 마케팅 관련 경험과 지식 습득등
경쟁사 벤치마킹 보고서 작성
커뮤니티 활동/네트워킹 확대
최신 트렌드 리서치 최소 3개월마다 업데이트
데이터 분석 툴 기본과정 수강
현재 업무에서 성과 수치화
이렇게 이직의 추상적 목표를 ‘구체적 행동’으로 바꾸는 것, 그게 바로 커리어 설계의 시작입니다.
목표를 설정했다면, 이제 중요한 건 꾸준한 실천입니다.
큰 결심보다, 작은 루틴이 훨씬 멀리 갑니다.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코리아 2025’에서 ‘원포인트 업’이라는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매일 단 하나라도 성장 포인트를 만들어내자는 것이죠.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오늘은 뉴스레터 1개 스크랩하기
영어 원서 한 문장 읽기
관심 기업의 신제품 기사 저장하기
“오늘 내가 1mm라도 성장했는가?”를 묻는 습관, 그것이 커리어를 바꿉니다.
실천에는 보상이 필요합니다.
이직 준비는 마라톤입니다. 마라톤 주자는 중간중간 스스로를 격려해줄 ‘급수대’가 있어야 완주할 수 있죠.
예를 들어,
만다라트 항목 3개 달성 → 영화 한 편 보기
커리어 아카이브 10건 정리 → 원하는 책 사기
외부 세미나 참석 → 근사한 브런치 먹기
작은 성취에 대한 나만의 리워드 시스템은, 일상에 도파민을 더해줍니다.
예전에는 회사가 우리의 커리어를 설계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커리어의 ‘건축가’는 나 자신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의 이직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커리어 전개를 ‘프로젝트’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미루지 마세요.
당신이 원하는 자리에 도달하기 위한 첫 걸음, 오늘부터 작게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