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아. 매장서 시균아 안녕하세요. 앗, 아니. 시균아 안녕. 먼저 인사 건넨다. 안녕, 반가워. 1,500원 이하 아무거나 하나 골라. 친구라서 선물하는 거야. 먼저 시균아 안녕 하고 말 놓으면 가끔 선물 원칙. 생일, 축하할 일, 착한 일 해도 선물. 한참 고르더니 1,500원짜리 못 고르겠어. 아, 딱 1,500원 말고 1,500원 아래로 무엇이든. 가져 온다. 고마워 시균아. 그래, 맛있게 먹어. 몇 학년이니? 3학년이야.어린 친구 몇 백 명이라 개별은 잘 모른다.
30분 후.
전에 한 번 대화 나누었던 일어 교사가 딸 아이 데리고. 안녕 시균아. 그래 안녕. 42세, 나 63세. 저번에 서로 친구하기로 했다. 헌데 아까 그 아이. 아하, 너 딸이었구나. 지난번이 둘째고 이 아이가 첫째구나. 딸 둘이서 시균아, 시균아 내 이름 부르는놀이햔다는.ㅎㅎㅎ.
ㅡ맞아. 시균이 너 매장에 있나 없나가 우리 집 화제야.ㅎㅎ. 아이도 알아. 너 대통 출마하는 거. 첫째 낳으면 1억, 둘째 아파트 주고. 딸도 너 지지하기로 했어.
ㅡ첫째 1억 현금. 둘째 3억 상당 23평 새 아파트. 공짜. 대출 아님. 이 아이들 위해서 너와 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이야. 얘들이 행복하게 만들어 줘야 해. 그래야 우리도 행복해. 그리고 임금 격차 1.5배로 축소. 대기업 안 가도 돼. 사교육 금지, 대기업, 대학 지방으로 이전.
ㅡ알아. 그래야 대학 안 가도 되고. 사교육 안 해도 돼.
ㅡ잘 아네. 공부에 소질 있으면, 대학 가고 싶으면 가면 되고.
아이가 손 내밀어 뭘 준다. 일본 과자. 투명 비닐. 빼빼로 뺴어닮았다. 길이 1/3가량. 짧다. 일렬로 가지런히 십여 개.
ㅡ고마워. 맛나겠다. 잘 먹을게.
ㅡ(딸) 그래, 시균아.
내가 선물 주니까 일부러 아빠와 함께 나 보러 와서 선물 준 거. 고맙다.
ㅡ얘가 시균이 너 응원한댔어. 선거 운동도 돕겠대. 길에서 춤 추는 거 재밌을 거래.
ㅡㅎㅎㅎ. 고마워. 선거 유세. 나 등장하면 지지자들이 시균아, 안녕. 나도 너희들도 안녕. 우리는 다 말 놓아. 맘도 말도 터놓는 거.
아빠 이름 알려 달라해 이름, 전화번호 적어둔다.
ㅡ너 일본 잘 아니까 일본 대사 해도 되겠다. 학교 선생님이니까 교육부 장관이나 뭐든 생각해 둬. 할일은 단순해. 뭘 맡든 출산혁명과 관련된 일. 나머지는 관료, 임직원들이 알아서 할 거. 우리는 출산혁명하고 끝나면 다시 원직 복귀. 너는 선생님, 나는 간식천국 사장.
ㅡ알았어. 이제 가 볼게.
ㅡ그래. 안녕. 또 보자.
ㅡ시균아 안녕. 수고해.
ㅡ(딸) 시균아 안녕.
ㅡ선물 고마워. 안녕 잘가.
상품은 안 산 거로 보아 선물 주러 일부러 온 거다. 아빠도 딸도 내 친구다. 초3 아이가 뭘 알겠나. 친구인 시균이가 대통 출마한다니까 친구니까 도와준다는 거. 가만, 8년 후면 18세. 선거권 있지 않나.ㅎㅎㅎ. 가만, 초등 말 놓는 친구 수 백 명. 중고등 대학생 수 십 명 포함. 이 친구들이 다 내 지지자 되시것다. 바라는 거 아니다. 내 어린 친구들 위해서 출산혁명 하는 거다. 이 녀석들이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일 하는 나야말로세상행복한 이다.
이해 빠르다. 저번에 단 한 번 30여 분 대화로 출산이 혁명이란 걸 이해했다. 일본 저출산 정책과 비교해서일 거다.출산혁명이 즉각 효과 있다는 거 알아챘다. 일본서 재일교포로 오래 살았다. 한국말 받침 발음 아직 약간 서툴 정도. 10세, 6세 부모이기에 일본 저출산, 교육, 취업, 은퇴 등 전반에 훤하다. 자연스레 딸도 출산혁명동참. 내게 꼭 필요한 이다. 혁명 후 일본 박사 천 명보다 당장 이런 한 분이 소중하다. 삶은 인연과 운이란 게 있다. 가까이 있다.
시균이 대통 되고 안 되고 중요한 거 아니다. 이렇게 저출산의 심각성과 대책이 구체적으로 알려진다. 나는 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란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