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에 머리 길다. 자영업이거나 몸 쓰는 직업일 거. 사무직은 아니다. 초등학교 근처라 자식은 있을 터이 세대 매일이 전쟁이다. 아이 하나 키우랴. 집 마련하랴. 대기업 아니면 거의 최저시급으로 시작해 월급 300 전후.자영업이면 한계 상황. 돈 돈 돈. 이 나이면 시간은 돈이다. 저출산이라니. 무슨 한가한 소리. 그걸 나보고 들으라고? 할일 더럽게 없군. 그래도 무슨 말인가 들어는 보려 한 게 고맙다. 말 끊은 그 아닌 말 건 내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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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저출산 문제보다 중요한 건 없다. 왜? 어린 아이 잘 키우는 게 부모로서 소망. 커서 잘 살았으면. 그거 위해서 지금 모든 거 희생. 둘은 자신 없어서 하나만 낳는다. 부부 맞벌이. 아이 학교, 학원 뺑뺑이. 스카이, 못해도 인서울 가야. 그래야 대기업 가고 그래야 중소기업 최저시급보다 임금 1.9배 많이 받는다. 그러려면 앞으로 20년 열심히 일해야 한다. 각오는 했다. 헌데 스카이는 2%, 대기업은 열에 하나밖에 못 간다. 나머지는 중소기업 최저시급. 대기업 가도 49세 강퇴. 주된 직장서 쫓겨나면 자영업. 퇴직금 날리고 최저시급 취업.
그건 먼 훗날 일이다. 10년 후 경제 파탄 스타트. 연속, 불가역. 아이가 크면 생지옥을 살아가야 한다. 그건 또 나중 일. 올해부터 경제부터 망한다.
안타까운 건 열심히 살수록 더욱 아이는 낳지 않는다는 거. 경쟁 더 치열하니까. 더 행복하지 않으니까, 더 행복할 자신 없으니까.
세대 구분 없다. 일하는 이 대다수는 손톱만치도 여유 없다. 돈 벌기가 쉬운가. 저출산 따위 개나 줘버려. 저출산의 피해를 안들 나한테 어쩌라구. 이리 열심히 살아도 안 되는데 어쩌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