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주셔서 고맙습니다. 한국 일할 사람이 없어요. 4년 지나도 연장해 줄 거예요. 저 63세. 나이 몇 살이세요.
36세요.
한국 춥지요. 캄보디아는 따뜻하지요?
한국 많이 추워요.
겨울 되면 진짜 추워요.
맞아요.
어랏, 넷, 다섯.
바쁘다. 뭘 사서 바로 바로 나간다. 헌데 하나같이 슬리퍼. 추운데 왜? 운동화 없나? 일터에서 작업화는 줄 거고.
다른 하나가 전자렌지에 봉다리째호빵 데운다. 아침인가 보군. 요즘 편의점 호빵 뜨겁게 않는다. 데우는 원통 기구도 안 보인다. 봉다리에 든 네 개 통째 판다.
잠깐만요.
병 두유 일곱 개 계산해서 주니 괜찮다며 안 받는다. 얼추 세어 보니 일곱이었다.
자존심 건드렸을 수도. 고마와서 드리는 거예요. 한국까지 와서 일 해주는 거 고마워요. 호빵 드실 때 같이 드세요. 가방에 같이 담아 준다.
일곱 분 같이 사나 봐요?
주저하더니.
예.
캄보디아서 한 달 일하면 얼마 받나요?
150만 원 부쳐줘요.
이 이는 우리 말 서툴다. 세 번 다시 물어도 같은 답.
월급 200만 원쯤 받지요?
예.
저 63세. 실례지만 나이가?
35세요.
밖에서 기다리는지 서두른다.
고마워요. 또 봐요.
ㅡㅡㅡ
50만 원으로 한 달 사는 거. 돈 아끼려 일곱이 같이 사는 거. 여기는 서민 아파트. 23평. 보증금 1,000만, 월세 60만 원. 다 깡말랐다. 못 먹어서 그런 듯. 그럼 슬리퍼도 돈 아끼려? 그럴 수도 있겠다. 추위 타서 안면 두건인데 새벽에 발인들 안 시리랴. 다음에 물어보고 사 주든가 방법 찾아야겠다. 슬리퍼로 출퇴근. 위험하다. 다치면 일 못 하고 돈 못 번다. 건강보험은 되나?
걱정하는 이유가 있다. 세계 저출산 전쟁 중. 당장 부족한 생산 인구 이민으로 채운다. 한국 와 주는 거 고마운 일이다. 앞으로 이마저 어려울 수 있다. 어쩌면 외노자 받으려 최저시급 올려야 할지도. 공장, 건설 현장 멈추느니.
나 이사 온 지 일주일. 무인 매장 근처다. 걸어서 2분 거리. 집은 나 태 나와 자란 가매기삼거리에 따로 있다. 아내는 불만. 이해한다. 여섯 살 차이라 아직 비교한다. 둘이 23평도 넓다. 올 리모델링이라 새집 진배 없다. 일이 년 살다가 가매기로 가자 했다. 가까우니 넘넘 편하다. 키오스크에 돈이 낀다든지 긴급 사태 생겨도 즉각 조치. 오가다 잠깐 들려서 일 본다. 그래봤자 이삼 일에 한 번 출근. 돈보다 내 시간 가질 수 있어서 시작한 거. 가게서 아이들과 친구하고, 아파트서 새 사람 사귀는 거 재미나다. 여기서는 외노자에 현실에 대해서 파악해야겠다.
출산혁명은 한국인 남녀가 아이 둘 낳는 거. 8년 후부터 그리해도 생산 인구 공백 크다. 8년 플러스 아이가 자랄 때까지 20년. 한계 오면 정년 연장 해야 할 터.그래도 생산ㅊ인구 부족 감당 못 한다. 저출산 41년째. 점점 인력 부족하다. 작년만 해도 23만 명 출산. 이 아이들 20살 되어 일해도 턱도 없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