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매기 삼거리에서 Jun 25. 2022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지만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의 모든 것


고의일까 일까 ㅡ



계산시 수량 누락한 경우가 총 17건. 500명당 한 명꼴. 눈으로 뻔히 세어지는 2개, 3개, 4개인데 수량 누락이면 고의 가능성 크다.


열 개 사면서 한 개 누락은? 긍

정으로 보면 500명당 1명꼴이니까 실수. 부정적으로 보면 499명은 계산 정확히 잘하는데 왜 하필 한 사람만? 동일인이 반복하면 실수라 보기 더욱 어렵다.


수량을 더 계산한 경우도 있다. 딱 한 번. 것도 단 한 개. 총고객수 5,000명에 단 한 명 단 한 번. 그러니 고객들이 계산에 얼마나 철저한 지 역설적으로 알 수 있다. 셀프로 계산을 맡겨놓으니 계산 실수 안 하려고 더더더 집중하는 거다. 수량 누락보다도 더 계산할까봐. 그러니까 17 : 1 확연히 차이.


그렇다면 계산시 수량 누락은 고의의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대표 사례. 아이와 같이 온 아빠는 노골적으로 아이에게 바코드 안 찍어도 된다며 수량 누락. 것도 한 달 4번.


수량 누락을 다 경찰 신고 못 한다. 그러면 동네 범죄자 양성소에 손님 내쫓기. 손님 받으려고 가게 연 거지 도둑 잡는 게 목적 아니다. 대부분 500원, 천 원 푼돈이고, 고객수 비율로 상습으로 인한 중복 제외하고 0.2%, 전량 아닌 대개 한 개 누락이라 수지에 영향도 사실상 없다. 열 개 사고 500원짜리 하나 훔쳤다고 영영 거래 끊을 일은 아닌 것.


그렇다고 방치하면 빈도와 수량과 단가가 점점 커진다. 소문 나고 호구 잡혀서 안 하던 사람도 하게 된다. 선량한 499명을 역차별하는 셈이라 정의에도 어긋난다.


이런 저런 이유로 고의지만 실수인 것처럼 수량 누락하는 걸 고의적 실수로 내부적으로 분류하고 외부적으로 실수라는 말로  표현하기로. 정말 실수인 고객은 말그대로 실수. 모든 고객이 보도록 매장에 게시하는 도난 목록표에는 '고의, 상습 절도는 경찰에 신고합니다. 실수는 구분합니다.' 즉 고의적 실수는 고의란 걸 알지만 고객으로 안고 가려고 이러는 거다. 본인은 잘 안다. 절도라는 걸. 계속 사러 온다.



♤ 고의적 실수 처리 방법



1. 매장에 도난 목록표 게시하여 사람을 찾는다.  


명예훼손 안 되도록 주의.


2. 재발 금지 약속 받는다. 재발시 즉시 경찰 신고할 수밖에  없다고 예고.


다행히 재발 금지 약속하고 재발한 경우 아직 없으니 효과 있는 거다.



♤ 고의적 실수 상담 4단계



순서대로 확인한다. 단호하되 기분 상하지 않게 원만하게.



1.잘못했다고 사죄했나.

안 했다면 "잘못하셨죠?" 묻는다.


2.앞으로 안 그러겠다고 다짐했나.

안 했다면 "앞으로 이런 일 없겠죠?" 묻는다.


3.앞으로 또 이러면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다고 예고한다.


4.상품 대금을 받는다.


만일 위 4단계 중 어디서든 비정상으로 반응하면ㅡ이를테면 '그럴 수도 있지 그깟 500원 가지고 그러냐!', 푼돈이라고 상품 대금 천 원을 내던진다든지ㅡ즉시 대화 중단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게 낫다. 고의적 실수는 실은 고의다. 설사 진짜 실수라 해도 절도다. 그럴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러면 안 되는 거다. 선의로 기회를 주는 거구만. 당 매장에서 이런 자 아직 없다. 그러나 장사 오래하다보면 간혹 만나기 마련.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지만

고의적 실수 고객은 고쳐 써야.

고의적 행패 고객은 포기할 수밖에.



도난 목록표



이전 10화 무인 매장의 걸림돌ㅡ언론 보도와 실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