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에서 살아남기 - [65] 2/21/2023
살기 좋은 도시 콜로라도 볼더 그리고 대전
지속적으로 언급한 것처럼 오늘은 미팅이 있는 날이었다. 오전에 수업이 있어서 일찍 출근길을 나섰는데 누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아서 두리번 거렸다. 근데 뜬금없이 사슴이 우뚝 솟아서 나를 보고있었다. 아파트 단지 언덕 그리고 내가 걷는 인도 그리고 큰 차도가 있는데, 도대체 어디서 온건가 싶었다. 그리고 움찔 거리면서 빠르게 벗어나려고 하는데 뿔이 우뚝 솟은 숫사슴이 있었다. 저 뿔에 받히면 진짜 아프겠다 생각하면서 차분하게 그들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물론 그들이 다가오려고 하면 바로 전력질주할 생각이었다. 심지어 이런 유사한 상황들을 위해서 내가 늘 달리기 연습을 했었다.
어쨌든 연구실에 도착해서 수업을 듣고(오늘은 Autopilot 강의였다. 이전에 배웠던 것처럼 고도를 pitch angle로 제어하는 것 처럼, 이젠 경로를 따라가도록 하는 제어를 배웠다.) 미팅을 하기 위해서 점심을 먹었다. 빵과 잼 하나로 우걱우걱 먹었다. 그리고 천천히 차를 마셨다. 마침내 미팅을 했다.
너무 디테일하게 말하고싶진 않지만, 크게 내가 하려고하는 부분이 4가지 방법으로 구성되어있는데 내가 앞의 두개를 했다. 근데 이 두개가 생각보다 필요하지 않아서 첫 번째로 내가 원하는 학회 듀를 맞추기 힘들다는 것과 두 번째로 여기에 관한 논의가 중요한게 아니라 3번째 방법이 제일 중요해서 여기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피드백을 받았다.
그러면서 좋은 연구가 먼저 선행된다음에 그걸 논문으로 바꾼 후에 어디에 제출할지 정해야하는데, 너는 지금 그게 바뀌었다 라고 했다.
영어로 지적받았지만 머리가 띵해질 만큼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실제로도 괜스레 압박감을 느끼며 점점 조급해지다가 이런 실수를 하고만 것이다. 방심해서 나온 실수가 아니라 오히려 과도하게 압박감을 느꼈을 때 나온 실수였다. 여기에 논문을 투고해야한다는 생각, 논문을 투고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날카로운 연구를 무뎌지게 만들었다. 실로 엄청난 깨달음이었다. 사실 교수님 말대로 중요한 것은 내가 이 분야를 끝까지 5,6년동안 끌고가는 것이다.
그리고 a paper보단 good works가 중요한데, 본질을 놓쳤다.
그래서 나는 다시 본질에 집중하려고 한다. 비행기의 움직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연구를 재밌게 하려고 한다. 내가 보는 소설의 듄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Hope clouds observations.
이처럼 나 같은 경우에는
Impatience clouds reasons.
이다. 백신을 맞은 것처럼 이겨내야겠다. 버티고 이겨내는 것은 내 장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