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만남
오랜 세월 떨어졌다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언젠가 먹어봤던 음식이 왠지 익숙하고 그리웠던 음식이 있다.
내 입안에서 나도 모르게 반가움을 표현해 주고 입꼬리가 올라가 준다.
사람 또한 별말 안 해도 오랜 세월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았어도 많은 소통을 나누지 않았어도
엊그제 만나 사람처럼 말이 술술 나온다. 몇 년에 한 번씩 전화통화 한 번씩하고 17년 만에 만났는데,
우린 그렇게 어색하지 않았다.
30대에 만났던 얼굴들이 50대에 만났어도 서로 안 늙었네. 그대로라고 서로를 기분 좋은 말로 칭찬해 주고,
만나기 전에는 서로 못 알아볼까 걱정하고, 난 안 어색한데, 갸가 어색해하면 어쩌지?
언니가 어색해하면 어쩌지? 서로 한쪽으로 조금은 걱정이 되었을 것이다.
우린 서로서로 첫눈에 알 수 있었고 낯섦이 어디 있어 그때의 반가움으로 수다가 술술 나온다.
자존심 상해서 누구에게 쉽게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술술 하게 되는 반가운 관계이다.
사는 것이 그렇다. 자기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늘 동동거리고 살기 때문에 이제는 안 그래야지 하면서
늘 아쉬움을 남긴다. 이제는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아야지 보고 싶은 사람도 다 만나고 살아야지.
또 맘을 먹어본다.
(대전으로 이사 가서 군산 음식맛이 맛있다고 잘 먹는 모습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