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세규 Mar 14. 2022

당신 참 애썼다 / 정희재

시 해설 /  임세규


당신 참 애썼다 /  정희재

나는 이제 안다.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야 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에 지쳐,
당신에게 눈물 차오르는 밤이 있음을.

나는 또 감히 안다.
당신이 무엇을 꿈꾸었고,
무엇을 잃어 왔는지를.

당신의 흔들리는 그림자에
내 그림자가 겹쳐졌기에
절로 헤아려졌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어갔지만
끝내 가버리던 버스처럼
늘 한 발짝 차이로
우리를 비껴가던 희망들.

그래도 다시 그 희망을 좇으며
우리 그렇게 살았다.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부디 당신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직 오지 않았기를 두 손 모아 빈다.


[시 해설 / 임세규]


당신 참 애썼다~라는 말이 주는 위로가 정말 진심으로 다가옵니다. 지난날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견딤과 지침을 안은 채 살아왔나요..


한때 꾸었던 꿈들은 현실 앞에 놓인 담장이 너무 커서 시도조차 하지 못한 건 아닌가요. 꿈을 쫓아가느라 잃어버린 것도 많습니다.


그렇게 달리다가 단 한발 차이로 이루지 못한 꿈들도 있었지만 희망을 바라보며 또다시 살아갔고, 살아냈군요.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시인은 말합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아니까 당신이 그토록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음을.


[부디 당신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직 오지 않았기를 두 손 모아 빈다.]


뭔가 모순이 있군요. 행복이 오길 바래야지 왜 오지 않기를 바랄까요.. 어렵군요. 다만 제 주관적인 해석은 가장 행복함을 갖고 더 이상 이룰 게 없다면 오히려 불행 해 진다는 역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장 행복한 시절은 어쩌면 이룰 수 없는 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야 우리 삶은 희망을 바라보며 내일을 살아낼 수 있으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스며드는 것 / 안도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