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세규 May 23. 2022

친구야 너는 아니 / 이해인

시 해설 / 임세규

친구야 너는 아니 / 이해인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 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줄 때
사실은 참 아픈 거래

​친구야 봄비처럼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픈 내 맘 아니

향기 속에 숨겨진 내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 걸
너는 아니

​우리 눈에 다 보이진 않지만
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선 눈물이 필요하다고

​엄마가 혼잣말로 하시던 얘기가
자꾸 생각이 나는 날

이 세상에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선 눈물이 필요하다고

시 해설 /  임세규

어쩜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는지 시인의 시선이 놀랍습니다. 꽃이 피고 지고 열매를 맺을 때 사실은 아픈 거라는 말에 고개를 살며시 끄덕이게 합니다.

향기 속에 숨겨진 내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 걸
너는 아니

화자가 친구를 위로하는 마음이 엿보입니다. 눈물이란 시련을 참고 이겨내는 아픔이고 한송이 꽃이란 언젠가 이루게 될 친구의 희망입니다.

우리 눈에 다 보이진 않지만
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선 눈물이 필요하다고

눈에 보이지 않고 귀로 듣지 않았을 뿐
세상 어딘가엔 나보다 더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실패와 절망(아픈 것들)을 딛고 일어나기 위해선 아픔을 견디는 슬픔(눈물)도 필요하죠.

알듯 모를 듯 전해지는 시의 메시지가  여운이 오래 남습니다.

마음이 복잡할 때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읽습니다. 맑디 맑고 투명한 시냇물을 본 적 있으신가요.. 살랑이는 바람결에 기분 좋게 들려오는 시냇물 소리를 들은 적이 있나요..

수녀님의 시에는 맑디 맑은 영혼의 울림이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루살이의 초상 /박은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