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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세규 Aug 25. 2022

미안하오 / 나해철

미안하오 / 나해철


미안하오
새벽 세 시 십사 분에 미안하오


웃게 하다 울게 하고
너무 많은 일을 같이해
하는 일마다 생각나게 해서
 

그대가 지은 밥을
맛있게 먹은 기억을 남겨서
 
으스러지게 안아서
사랑해서 미안하오


낮 열두 시 삼십이 분에 미안하오


시 해설 / 임세규


사랑의 감정을 왜 미안하다로 표현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굳이 새벽 세시 십 사분에 미안하고 굳이 낮 열두 시 삼십이 분에 미안해야 하는 이유는 또 무엇인지요.


여기서 시간의 관념은 항상, 늘, 24시간을 의미하겠지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길을 걷고,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날씨가 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수많은 감정들을 공유합니다.


하루 종일 생각나도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사랑, 으스러지게 안아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사랑도 있지요.


* 미안 : 남에게 대하여 마음이 편치 못하고 부끄러움


사랑해서 미안하오. 사랑하는데 왜 미안할까요..


그건 이루어지지 않은 미완의 사랑에 대한 고백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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