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내게 핀잔 아닌 핀잔을 들을 줄 알면서도 가끔 과일이나 식재료를 다량구매 한다. 아니.. 고작 네 식구가 감자를 얼마나 먹는다고 박스채 구입을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고 우리 식구가 많이 먹는 것도 아니다.
먹을 만큼만 사면되는 거지 다량 구매를 할 필요가 없다. 충동구매란 말인데 왜 그럴까?이유인즉슨 아내의 변명은 어릴 적 추억 때문이라고 한다.
아니 무슨, 도대체 충동 다량구매와 어린 시절의 기억과는 무슨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아내의 말을 들어보니 한편으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장인은 아내가 5살 무렵 돌아가셨다.아내의 가족은 위로 언니는 5살 차이, 아래로 2살, 그 아래로 4살 차이의 자매들이다. 나이 30에 홀로 되신 장모님은 생계를 위해 돈을 벌러 나간 후 한참만에 돌아오시곤 했다고 한다. 제일 큰언니의 나이가 그 당시 10살이었으니 그야말로 어린아이가 엄마 없을 때 동생들을 돌봐야 했다. 이때 장모님은 뭐든 박스채로 먹을걸 구입하셨다고 한다. 아마도 아이들을 잘 돌보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에 먹을 거라도 집에 많아야 안심을 하셨는 모양이다.아내가 말하기를 사과, 배, 감자, 과자 등등이 박스채로 있었다며 가끔 그때가 생각난다고 한다. 아내의 어린 시절 슬프고도 아련한 추억이다.
그 시절 장모님 마음과 아내의 마음이 똑같을 수는 없지만 일하느라 아이들이 먹을걸 잘 챙겨주지 못해 그런지 제철 과일은 늘 박스채로 주문을 한다. 하지만 이번 감자는 좀 그렇다. 과일은 쉽게 쉽게 사라지지만 감자는 필요한 만큼만 사야 했다. 아무리 쪄먹는다고 해도 너무 많다.
저 많은 감자들을 어찌할꼬.. 우선 감자를 재료 삼아 요리를 해볼까.. 오랫동안 보관 하는 방법도 있을 거야.
감자가 햇빛에 노출되면 녹색으로 변하거나 싹이 난다. 이런 감자를 먹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 솔라인 이라는 독성물질이 생기는데 아깝다고 그냥 먹으면 두통이나 구토를 유발할 수도 있다. 반드시 녹색 부분과 싹의 눈까지 크게 도려내고 먹어야 한다. 오래 보관하려면 검은 봉지나 박스에 넣어두어 햇빛을 차단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감자 곁에 사과를 놓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과는 감자의 발아를 억제시킨다. 양파는 해로운 친구다. 감자가 수분을 흡수해서 금방 상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감자는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낮은 열량에 식이섬유가 많아서 변비에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