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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작가 May 11. 2024

우리 삶의 내면은 알고 보면 모순투성이였다

양귀자 장편소설 모순 / 쓰다 출판


' 인간이란 누구나 각자 해석한 만큼의 생을 살아낸다 '



읽고 난 후에~


모순된 삶은 조화로운 불협화음 이라고도 합니다. 인간의 삶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지요. 때로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합니다. 우리는 이성과 감성을, 이기적인 면과 이타적임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평화를 희망하면서 핵무기를 만듭니다. 자유를 원하지만 규범과 법을 만들어 테두리에 가둡니다.

1998년 출간 이후 현재까지 깊은 공감을 주는 양귀자님의 소설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인 ' 모순 '을 다루고 있습니다

25세 미혼인 주인공 안진진의 삶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 줍니다. 삶의 모순에 대해 섬세하게 바라보고 있죠. 전체적인 플롯 구조는 쌍둥이인 엄마와 이모의 삶과 주인공 안진진의 두 명의 남자와의 심리적 모순과 갈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안진진은 평범한 삶 속에서 가족과의 갈등, 직업에 대한 불안, 사회에 대한 불만등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를 삶의 의미와 방향을 생각하며 고민합니다.


작가는 안진진 통해 인간 내면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저는 다음 문장에서 시선을 잠시 멈췄습니다.


' 나의 불행에서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일 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


이 문장은 읽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겠지요. 첫째, 인간은 비교를 통한 상대적 위안을 받는다는 입니다. 내 불행을 다른 사람의 더 큰 불행으로 위로를 받는다는 뜻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본질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둘째, 공감능력의 부족을 말합니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통해서 위안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위안은 타인의 불행을 기뻐하는데서 오는 것이 아닌 서로의 힘듦을 나누고 공감해 주는 마음에서 오는 것이죠.

또 다른 의미로 해석해보자면 작가는 이문장을 통해 인간본성에 대한 풍자를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간의 어두운 마음을 풍자함으로써 불행 속에서도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우월감을 느끼고 싶은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말하고 있지요. 비교는 스스로를 가둔 울타리입니다. 울타리로 나를 가둔다는 건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줍니다.



' 우리들 삶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모순투성이었다. 이론상의 진실과 마음속 진실은 언제나 한 방향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었다. 모순은 무엇을 따라도 모순의 벽과 맞닥뜨려지는 인간의 삶에 관한 진술이었다. 세상의 일들이란 모순으로 짜여있으며 그 모순을 이해할 때 조금 더 삶의 본질 가까이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

- 작가노트 중에서 -


양귀자 소설은 뛰어난 문체와 섬세한 심리묘사로 우리의 감정과 내면을 등장인물들과 함께 호흡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안진진의 독백을 통해 삶의 의미, 가족, 사랑, 사회등 날카로운 비판을 통해 인간의 모순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출간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독자들이 양귀자의 ' 모순 '을 찾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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