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광의통화)로 읽는 경제의 속도와 방향
아침 출근길, 커피 한 잔 값이 또 올랐다는 걸 알아챕니다. 점심 식대도, 마트 장바구니 금액도 어느새 익숙해진 새로운 수준에 안착했습니다. "물가가 올랐다"는 말은 이제 일상어가 되었지만, 정작 우리는 묻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경제 뉴스는 금리, 환율, 성장률 같은 숫자들을 쏟아냅니다. 하지만 이 모든 현상의 시작점에는 하나의 간단한 진실이 있습니다.
"돈이 얼마나 풀려 있느냐"
그 답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M2(광의통화)입니다.
M2를 처음 들으면 뭔가 복잡한 금융용어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실은 매우 단순합니다.
"우리가 지금 쓸 수 있는 돈 + 조금만 기다리면 쓸 수 있는 돈"
좀 더 구체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M1(협의통화)이 있습니다. 지갑 속 현금, 수시입출금 통장의 돈, 체크카드로 바로 긁을 수 있는 예금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말 그대로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돈입니다.
M2(광의통화)는 여기에 더해서 2년 미만 정기예금과 적금, MMF(머니마켓펀드), 수익증권 등을 포함합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조금만 기다리거나 간단한 절차를 거치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돈들입니다.
즉, M2는 "사회 전체가 당장 또는 곧 사용할 수 있는 돈의 총합"입니다. 개인의 재산 크기를 묻는 게 아닙니다. 이 사회가 지금 얼마나 많은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소비와 투자를 할 여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경제를 거대한 욕조라고 상상해보세요.
수도꼭지는 M2, 즉 돈의 공급입니다. 욕조 안의 물은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이고, 그 수위는 물가와 자산 가격입니다. 수도꼭지를 세게 틀면 물이 빠르게 차오르고, 결국 넘칩니다. 반대로 꼭지를 잠그면 물은 줄어들고, 수위는 낮아집니다.
시중에 돈이 흔해집니다. 사람들은 소비와 투자를 늘립니다. 주식, 부동산 같은 자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물가도 상승합니다. 이것이 바로 인플레이션입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돈을 대량으로 풀었고, 그 결과 자산 가격은 급등했습니다.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폭발적으로 올랐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돈이 넘쳐났고, 그 돈은 어딘가로 흘러가야 했으니까요.
이번에는 반대 상황입니다. 돈을 구하기 어려워집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 해도 문턱이 높아지고, 금리는 올라갑니다. 자연스럽게 소비와 투자가 위축됩니다. 자산 가격은 조정 국면에 들어가고, 경기가 냉각됩니다.
2022년 이후 한국은행과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린 이유도 바로 이것입니다. 너무 빠르게 흐르는 돈의 속도를 늦춰 물가를 잡기 위해서였습니다. 욕조의 수도꼭지를 조금씩 잠그기 시작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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