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쓰는 능력 + AI가 못하는 판단의 결합이 브랜드가 된다
전문가 5명이 사라진 날
2025년 12월 11일, OpenAI가 GPT-5.2를 출시했다. 발표 2주 만에 기업 사용자의 40% 이상이 "하루 40~60분의 업무 시간이 절약됐다"고 응답했다. 같은 날, 대형 로펌 한 곳은 계약서 검토 업무의 80%를 GPT-5.2 Thinking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3개월 만에 주니어 변호사 5명의 계약이 갱신되지 않았다. 그들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AI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가 내게 물었다. "대표님, GPT-5.2가 이제 전문가 수준 업무를 한다는데 저도 밀리는 건가요?" 그는 18년 경력의 베테랑이었다. 시장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고, 투자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고객사에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일이 그의 주요 업무였다. OpenAI의 GDPval(AI가 만들어낸 생산성 증가와 시간 절감 효과를 GDP에 준해 환산한 비공식적 개념 지표) 벤치마크에 따르면 GPT-5.2 Thinking은 44개 전문직 영역에서 전문가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성과를 낸다. 그의 업무 대부분이 여기 포함됐다.
이 장면의 목적은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가치가 무엇으로 증명되는가"라는 질문을 생성하는 데 있다.
일자리는 사라지는가, 바뀌는가
2025년 AI는 예측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 GPT-5.2는 12월 출시와 동시에 스프레드시트 작성, 프레젠테이션 제작, 코드 작성, 장문 문서 분석에서 이전 모델을 크게 앞섰다. Google의 Gemini 3는 대부분의 벤치마크에서 선두를 달리고, Anthropic의 Claude Opus 4.5는 코딩 영역에서 최고 성능을 기록했다. 삼파전 구도 속에서 OpenAI는 '코드 레드'를 선언하며 ChatGPT 개선에 모든 자원을 집중했다.
기업들의 반응은 빨랐다. PwC의 2025 Global AI Jobs Barometer에 따르면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의 임금 상승률은 낮은 산업보다 2배 빠르다. 그러나 이는 역설이다. AI에 노출된 직군에서 임금이 오른 이유는 AI를 활용하는 인력의 가치가 올랐기 때문이다. 단순히 AI에게 밀려난 것이 아니라, AI를 도구로 쓰는 능력이 새로운 전문성이 됐다.
McKinsey의 2025 AI 현황 보고서는 더 직접적이다. 전사적 수준에서 EBIT에 5% 이상 영향을 미친 'AI 하이 퍼포머' 기업은 전체의 6%에 불과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업무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했다는 점이다. AI를 기존 업무에 덧붙인 것이 아니라, AI 시대에 맞게 업무 자체를 다시 정의했다.
주목할 것은 직업 시장의 이중성이다. SSRN의 2025 연구에 따르면 2025년 들어 76,440개 일자리가 AI로 인해 이미 사라졌다. 고객 서비스 대표(80% 자동화율), 데이터 입력 직원(750만 개 일자리 소멸 예상), 소매 계산원(65% 자동화 위험)이 최고 위험군이다. 그러나 동시에 AI 관련 신규 직종 35만 개가 생겨났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인간-AI 협업 전문가, AI 윤리 담당자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 신규 직종의 77%가 석사 학위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변화의 핵심은 명확하다. AI는 '무엇을 아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판단하는가'를 기준으로 전문가를 재정의하고 있다. 지식의 희소성은 사라졌다. 이제는 지식을 어떻게 연결하고, 맥락 속에서 어떻게 해석하며, 어떤 방향으로 판단을 이끄는가가 전문성의 본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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