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부활』이 말하는 새해의 기술: 반성 말고 정산
12월 31일 밤 11시 45분. 서울 종로의 보신각 앞에는 제야의 종을 기다리는 인파가 모여 있었다. 그 시각, 인스타그램에는 '2024년 반성문'이라는 해시태그가 5만 건을 넘겼다. "미안했다", "아쉬웠다", "내년엔 잘할게." 문장들은 비슷했다. 감정은 진심이었고, 실행은 없었다.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새해 결심을 세운 사람 중 1월 셋째 주까지 유지하는 비율은 23%에 불과하다. 나머지 77%의 결심은 감정으로 시작해 감정으로 끝났다. 후회는 달력이 바뀐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정리되지 않은 채 이월된다. 그리고 이월된 후회에는 이자가 붙는다.
사람들은 12월 31일에 반성을 한다. 그러나 그 반성은 대개 '감정'에서 끝난다. 미안함을 느끼고, 아쉬움을 말하고, 다짐을 적는다. 그리고 잠든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감정은 변화를 만들지 않는다. 감정은 순간의 상태일 뿐, 행동의 형태가 아니다.
톨스토이의 『부활』은 이 지점을 정확히 짚는다. 주인공 네흘류도프는 자신의 과거를 마주한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세 가지였다. 변명, 회피, 자책. 이 셋은 표정은 달랐지만 결과는 같았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반성이 매년 같은 자리에서 멈추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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